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애달픈 취준생들…"내게 용기를 줘" 힐링스터디 한다

등록 2021.06.21 05: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취업이 아닌 위안·위안 목적 스터디
용기 얻은 책 문장 필사해 서로 공유
"면접, 문제풀이 스터디는 이제 그만"
'우울 위험군' 20대, 1년새 2배 늘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청년 고용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3월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취업게시판의 일정표가 비어있다. 2021.03.08. misocamer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취업 준비 생활을 약 2년 동안 해온 대학생 김모(27)씨는 최근 '힐링 스터디'에 가입했다. 이번에 새로 가입한 스터디는 공부를 하거나 면접을 준비하는 일반 스터디와는 달리 마음의 위안과 안정 얻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여긴다.

4~5명이 모인 스터디에서 참여자들은 지난 일주일 간 자신들이 읽고 위로를 받은 책 문장을 필사해 이를 메신저로 공유한다.

'할 수 있다', '힘을 내자'는 등 서로에게 건네는 덕담은 덤이다. 김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면접을 준비하거나 문제풀이를 하는 스터디에는 자주 참여했는데 이번엔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 색다른 유형의 스터디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21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외출은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커진 20대가 일명 '힐링 스터디'를 꾸리기 시작했다.

'힐링 스터디'란 말 그대로 공부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대신 서로 응원하고 위안 얻는 일을 목적으로 한다.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서로 모이기 힘든 상황인 만큼 메신저로만 모이는 비대면 형식으로 모임이 보통 진행된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1년 반 동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최모(29)씨는 다른 힐링 스터디에 참여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최씨는 부담없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고민을 털어놓자는 취지로, 한 취업 준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스터디를 꾸렸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때 희망적인 문장이나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말을 직접 녹음해 메신저방에 올린다.

평소 맘에 담아뒀던 고민거리를 풀어놓기도 한다. 최씨는 "평소에도 취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만큼 힐링 모임에 참여하는 시간 만큼은 쉬어가면 좋을 것 같아 스터디를 꾸리게 됐다"고 전했다.

20대들이 최근 들어 이처럼 새로운 탈출구를 찾으려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전보다 더 많아졌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올해 3월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19∼71세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우울 등의 정도를 파악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20대의 30%가 '우울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선 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20대가 13.3%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불과 1년 만에 비중이 2배 이상으로 늘어한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젊은 층은 계약직,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리는 비율이 높아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3월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 001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1년 코로나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학생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03.18. 20hwan@newsis.com

다른 사람과 교류를 하기 어려운 코로나 상황이라는 요인도 작용한다. 최씨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취업 준비생이 다른 사람과 교류를 할 기회도 많지 않아 비대면 모임까지 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일종의 자구책을 찾은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신과나 상담센터 등을 찾아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행여나 진료 기록이 남아 취업에 불이익을 얻을까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김씨는 "아직 취업을 하지도 않았는데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기록이 남아 불이익을 얻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악화된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자 맞춤형 심리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 지난 2일 발표한 '코로나 우울 고위험군 심리지원 강화방안'에서는 20대 청년에 특화한 마음건강사업을 지원하는 등 청년 맞춤형 정신건강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정신건강복지센터들은 여성 마음건강사업 등 심리지원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