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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과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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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25 07:00:00
아동심리상담센터 위 리얼돌 성인판매용품점
학부모, 왜곡된 성인식 우려 민원 등 거센 반발
관계당국 "현행법 한계…막을 권한 없어"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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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상업지구 건물에 리얼돌 판매점, 바로 아래층엔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가 입주해 있다. 2021.06.24. jsh0128@newsis.com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건물에서 같은 지붕 아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리얼돌 판매점이 들어선 이 건물에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가 입주해 있어서다.

인근 주민과 학부모들은 이곳에 들어선 리얼돌 판매 매장에 반발, 관계기관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 건물에 위치한 리얼돌 판매 매장은 법적 하자가 없다는 점이다.

2019년 대법원은 리얼돌 수입금지 처분은 부당하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성인용품점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별도의 허가 없이 누구나 리얼돌 판매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위치도 교육환경보호구역인 학교 주변 200m만 벗어나면 된다.

문제가 된 리얼돌 판매점은 교육환경보호구역이 아닌 상업지구에 자리잡았다. 성매매를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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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상업지구 건물 5, 6층에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와 리얼돌 판매점이 나란히 입주해 있다. 2021.06.24. jsh0128@newsis.com

학부모 등 인근 주민은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해당 리얼돌 매장에 반발하고 있다.

자녀를 둔 회사원 A씨는 "상담센터에 심리 상담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며 "이곳이 유흥가이긴 하지만, 학원도 많아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다니는 곳"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신모(49·금천동)씨는 "아이들 정서상 좋지 않아 리얼돌 취급 업체의 영업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교육지원청과 청주시청에 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은 리얼돌 취급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확산하자 청소년의 성인식 왜곡을 막기 위해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 단속에 나섰다.

지난 16일 이뤄진 첫 단속에선 이 매장도 대상에 포함돼 경찰이 불법 영업 여부를 조사했지만, 별다른 불법 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입구에 붙은 리얼돌 나체 사진에 대해서만 철거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관계 당국은 현행법의 한계로 리얼돌 판매 매장을 막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4일 "리얼돌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들 정서상 좋지 않아 학부모들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리얼돌 업종은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허용되는 자유업종으로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를 벗어난 곳에 영업점이 위치해 법적으로 영업을 막을 권한이 없다"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도 "현재 자유업으로 등록된 이 업체는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위락시설 용도로 불법행위 없이 영업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법적으로 단속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풍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규제 제도를 만드는 등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sh012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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