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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결산⑤]알고리즘도 속았다…숨은 공신 진천의 '리얼 도쿄'

등록 2021.08.01 0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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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양궁협회, 유메노시마 양궁장과 같은 세트 진천에 마련

유튜브 알고리즘이 진천을 도쿄로 인식

올림픽 경기장과 흡사한 환경 찾아 해안가로…미디어대응·지진 훈련까지

[서울 도쿄=뉴시스]진천선수촌에 마련된 올림픽 양궁 경기장 세트(위)와 도쿄올림픽이 열린 유메노시마 양궁장의 모습.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시스 DB)

[서울 도쿄=뉴시스]진천선수촌에 마련된 올림픽 양궁 경기장 세트(위)와 도쿄올림픽이 열린 유메노시마 양궁장의 모습.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시스 DB) 

[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양궁이 세계 제일을 지킬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꼼꼼하고 철저한 준비에 있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세밀함에 있다고 하지 않나. 세밀함이 으뜸이다.

대한양궁협회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기획한 획기적인 작품이 바로 '리얼 도쿄'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나 양궁장 세트와 최대한 똑같이 제작해 진천선수촌에 설치했다. 1억5000만원이 들었다.

협회와 대한체육회 선수촌이 협력해 제작한 것인데 경기장은 물론 관중석까지 거의 모든 설치물을 그대로 옮겨 놨다.

[서울=뉴시스]진전선수촌에 마련했던 도쿄올림픽 양궁장 세트장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진전선수촌에 마련했던 도쿄올림픽 양궁장 세트장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얼마나 똑같았는지 협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일부 동영상에 수익 창출 제한이 걸렸다. 협회에 따르면, 진천선수촌 훈련장에서 찍은 영상으로 저작권 침해가 사유다.

알고리즘이 진천선수촌 세트를 도쿄올림픽 경기장으로 인식, 저작권 침해로 판단해 제한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적판 뒤에 백월을 설치하고, 대형 LED 전광판 2세트를 설치했다. LED 전광판 밝기로 인해 선수가 타깃 조준시 발생할 수 있는 빛바램, 눈부심 등의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서울=뉴시스]진전선수촌에 마련했던 도쿄올림픽 양궁장 세트장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진전선수촌에 마련했던 도쿄올림픽 양궁장 세트장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또 무관중 경기 환경을 대비해 200석의 빈 관람석을 설치했고, 미디어 적응을 위한 믹스트존 운영 등 예상 가능한 모든 경기 환경을 연출했다.

경기 상황별 영어, 일본어 현장 아나운서 멘트를 비롯해 소음, 박수, 카메라셔터 소리 등 효과음을 제작해 현장감을 높였다. 실제로 선수들은 이 세트장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장영술 협회 부회장은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돈도 많이 들어갔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서울=뉴시스]양궁대표팀 전남 신안 전지훈련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양궁대표팀 전남 신안 전지훈련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앞서 박채순 총감독은 "코로나19로 과거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과는 사뭇 다르다. 국제대회 참가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야구장 소음훈련 등 특별훈련을 갖기에 모든 것이 제한적이다"며 세트장 훈련 효과를 기대했다.

이에 앞서 해안가에 위치한 경기장의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5월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이뤄진 바닷가 특별훈련이 그것이다. 신안군 자은도 두모체육공원은 유메노시마 양궁장과 입지조건이 유사하다.

[서울 도쿄=뉴시스]진천선수촌에 마련된 올림픽 양궁 경기장 세트(왼쪽)와 도쿄올림픽이 열린 유메노시마 양궁장의 모습.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시스 DB)

[서울 도쿄=뉴시스]진천선수촌에 마련된 올림픽 양궁 경기장 세트(왼쪽)와 도쿄올림픽이 열린 유메노시마 양궁장의 모습.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뉴시스 DB) 

해안가에 위치해 바닷바람, 습도, 햇빛 등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훈련하며 올림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천후를 사전에 경험하고 대비하는데 목적을 뒀다.

선수들은 실거리 훈련, 랭킹라운드, 혼성단체전, 단체전, 모의경기 등 올림픽과 동일한 경기방식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회장사인 현대차그룹과 협업으로 인공지능(AI) 영상 분석을 활용했고, 선수 개별 특성에 맞춰 훈련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일선에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관리했다.

코로나19로 AD카드(출입증) 발급이 축소되면서 도쿄에 동행하지 못한 나충현 영상분석관과 김문교 의무트레이너가 한국에서 영상통화로 선수들을 관리해 눈길을 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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