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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배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와인] 와인 잔을 든 디카프리오

등록 2021.08.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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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이 된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모습. (사진=美 영화매체 스크린랜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밈(Meme)이란 생각이나 믿음이 전달되는 문화적 구조가 생물학에 있어서의 유전자가 갖는 특성과 닮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의 문화적 진화를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1904년 독일의 생물학자 리하르트 제몬이 비슷한 뜻으로 ‘Mneme’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으나 리처드 도킨스가 처음으로 이러한 개념을 체계화했다. 생명의 진화 과정에 있어 DNA가 자기 복제를 통해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동일하게 인간의 문화도 모방이라는 자기 복제를 통해 개인의 생각이나 신념 혹은 문화 현상을 수직적 혹은 수평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밈도 변이, 경쟁, 자연선택, 유전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화한다. 춤이나 노래 등의 대중문화, 패션, 아이디어, 놀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 노래와 춤도 밈의 하나이다. 최근엔 주로 소셜 미디어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전파된다. 밈도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확산을 위해 이기적인 경향을 띈다. 그러한 뜻에서 사람들은 밈의 운반자에 불과하다. 영국의 작가인 수잔 블랙모어는 이를 ‘밈 머신’이라 부른다.

올해 47세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30년이 넘는 연기경력 중 252번이나 수상 지명을 받아 한번의 오스카 상(2016년 ‘레버넌트(The Revenant)’로 남우 주연상)과 3번의 골든 글로브 상을 포함해 각종 연기상을 100번이나 받은 위대한 배우이다. 다양한 역할을 맡아 천의 얼굴을 보여주었지만 슈퍼 히어로 역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제임스 캐머런(타이타닉), 스티븐 스필버그(캐치미 이프 유캔), 마틴 스콜세지(갱스 오브 뉴욕),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크리스토퍼 놀란(인셉션), 클린트 이스트우드(제이 에드가), 쿠엔틴 타란티노(장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같은 거장들이 그와 함께 작업했다.

현재는 다시 한번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함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 하지만 디카프리오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다. 천재적인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로 또 환경운동가로서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이름 디카프리오(DiCaprio)는 저작권 등록이 되어있기도 하다.  

디카프리오는 ‘밈의 왕(King of Meme)’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역동적이고도 개성적인 연기와 몸짓을 사람들이 따라하면서 새로운 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러한 밈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와인 잔을 드는 모습이다. 그는 2012년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에서 많은 흑인 노예를 부리는 남부의 농장주 캘빈 캔디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후반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세계적인 밈이 되었다. 거만하게 화이트 와인 잔을 들고 비꼬는 농담을 하면서 상대방을 조롱하듯이 웃음 짓는 묘한 표정은 온갖 버전으로 재생산되었다. 

지난 회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2013년 ‘위대한 개츠비’의 파티 신에서 매력적인 미소와 함께 샴페인 잔을 들어올리는 장면도 역시 밈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서 패러디 되고 있다. 그가 와인 잔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이 외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갱스 오브 뉴욕’ ‘타이타닉’ ‘레볼루셔너리 로드’ ‘아이언 마스크’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인셉션’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장고’에서 디카프리오가 코코넛 주스를 마시는 장면 등 와인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는 장면이나 대사가 밈이 되기도 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의 한 장면도 커다란 밈이 되었다. 한 물 간 배우인 릭 달튼 역을 맡은 디카프리오가 거실에서 캔맥주를 마시면서 매니저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에게 옛날에 자신이 출연한 TV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유명한 장면이다. 심지어 현재 작업중인 영화의 한 장면이 밈으로 등장하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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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디카프리오는 실제로도 와인을 좋아한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촬영 차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체류할 때에는 직접 주류 판매점으로 차를 몰고가 구입한 와인을 매일 저녁 마시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이태리계라서 특히 키안티 등 이태리 레드 와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에는 뉴욕의 14번가에 있는 유명한 클럽 ‘Darby’를 빌려 그의 38세 생일파티를 열었는데 고가로 유명한 ‘알망 드 브리냑’ 샴페인의 주문에만 300만불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금은 그가 20년전 세운 자선 재단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파운데이션(LDF)에 기부했다.

그는 LDF를 운영하면서 환경보호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소피아 로렌, 카트린 드뇌브, 나오미 캠벨, 동물학자 제인 구달 등과 함께 소노마 밸리의 와이너리에서 생물 다양성과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모금 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와인도 좋아한다. 헐리우드 동료인 에드워드 노튼, 마크 버팔로 등과 함께 캘리포니아 지역의 와이너리 지역을 돌며 토양보호 및 지속 가능한 환경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LDF와 산타 바바라 지역의 ‘Cambria Julia’s Vine Yard’가 협업해 와이너리 관련 환경 보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와인 잔을 들고 있는 모습은 대체로 누구든지 아름답다. 와인을 마시는 분위기가 좋으면 더욱 그렇다.

▲와인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 임원 ybby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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