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인상…실제 이자 계산해보니
1억 신용대출 10년 만기 빌렸다면...월 7만원 더내야
대출 조건, 개인 신용도에 따라 달라...주담대 등 대출금액 클때 이자 부담
대출 금리 오르면 이자 일할 계산해 반영
전문가들 "당장 큰 부담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 커"
#2. C씨는 1년 전 D은행에서 1억원 한도로 신용대출을 받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22만7500원씩 갚으면 됐지만, 금리가 0.31%포인트가량 오르면서 이제는 같은 조건이라도 매월 25만3333원을 부담해야 한다. 3만원 정도 더 내게 됐는데 추가 금리 인상 뉴스를 보면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재테크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행 대출금리가 무섭게 오르면서 대출고객(차주)들의 빚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오르고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통상적으로 대출 이자를 일할(日割) 계산한다. 예컨대 3% 금리로 돈을 빌렸는데 일주일이 지나 금리가 4%로 올랐다면 해당 금리에 맞춰 이자가 하루 단위로 붙는다.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모두 동일하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기준을 적용했을 때 내 대출금리는 6개월마다 바뀐다. 코픽스 금리 변동은 일주일 간격이기 때문에 해당 은행이 이날 금리를 인상했다면 지난주에 대출을 받은 고객에게는 당장 변동 사항이 없다. 다만 6개월이 지났을 때 인상 시점부터 일할 계산해서 한달치 이자를 적용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7월 기준 3.03~3.63%로 집계됐다. 1년 전 2.34~2.7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오른 수치다. 지난해 2%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이 1년 뒤 연장하려고 하면 그땐 같은 조건이라도 3%대 금리가 적용된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 신용대출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인근 대출 관련 문구. 2021.08.17. [email protected]
영업기밀로 여겨지는 가산금리는 금융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깜깜이인 영역이다. 다만 약정 기간 도중에 가산금리를 바꿀 수 없고 우대금리 조정은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 차주한테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우대금리 축소시 보통 신규나 연장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기간 동안 금리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기준금리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은행마다 가계대출 연간 총량 관리 목표가 있다보니 연말로 갈수록 대출이 빡빡해지는 구조다. 은행들은 최근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원 이하로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 계획은 있지만 당장 받아야 될 대출이 아니라면 내년에 받는 게 낫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이야기"라며 "모든 은행이 연초에 실적 목표도 나오고 의욕적이라 비교적 금리가 저렴하고 한도도 많이 나온다는 게 보편적인 생각인데, 연말에 실적이 부진한 곳은 특판도 하니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추세는 대출 규제 정책이 너무 급작스럽고 확 바뀌다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서 불안한 게 크다"며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가 하루아침에 반 토막 나는 식이다 보니 대출을 마냥 미루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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