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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의혹 해명하겠다더니…45분 내내 '오락가락'

등록 2021.09.08 13: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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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고발장 "작성했다→내가 한 건 다른 거"

"고발장 받은 기억 안난다→정황상 받았을 것"

"제보자 특정캠프 소속→언론에 있는 분께 들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최서진 기자 = 고발 사주의혹의 키맨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하지만 그의 직전 언론 인터뷰들과 이번 기자회견까지 해명이 대부분 두루뭉술하고 오락가락해 논란에 기름을 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종합결과, 현재 고발사주 의혹의 쟁점은 ▲지난해 총선 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였던 자신에게 고발장을 실제로 전달했는지 ▲자신이 해당 고발장을 직접 썼는지 ▲자신과 손 검사와의 대화 내용 ▲SNS에 적힌 '손준성 보냄'의 진위 여부 ▲제보자가 국민의힘 관계자인지 등이다.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후보였던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여권 정치인과 기자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정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첫 보도를 한 뉴스버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고발장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김 의원은 다른 언론사의 인터뷰와 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측이 작성해 자신에게 전달받았다고 의심되는 고발장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작성한 것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관련 정리를 한 A4지 한 장이었으며 이건 제보자가 아닌 다른 당직자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뉴스버스의 첫 전화를 자다가 받았기 때문에 헷갈렸다고도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손 검사에게 자료를 넘겨받은 것에 대해서도 부인하다가 입장을 애매하게 바꿨다.

당초 그는 '손 검사에게 고발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러다 김 의원은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그때 손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전달한 것 같다"며 "그냥 전달한 것 같기는 하다"고 당시 모든 제보들은 당에 넘겼다고 바꿨다.

그는 8일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이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정황상 그의 이름이 붙은 사람에게 받아서 넘겨준 것 같다고 했다. 완전 부인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본건 고발장 등을 검찰 인사로부터 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다"며 "본건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모 매체의 기사에 나온 화면 캡쳐 자료에 의하면 제가 손모씨라는 사람으로부터 파일을 받아서 당에 전달한 내용으로 나와 있다"며 "이 자료들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제가 손모씨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고, 명의를 차용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저에게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에, 그 진위 여부는 제보자의 휴대전화와 손모 검사의 PC 등을 기반으로 조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서 하루 빨리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공을 수사기관으로 넘겼다.

김 의원은 '손 검사에게 고발장을 받았거나 당에 넘긴 기억이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안 나는데 난다고 거짓말을 해야 하느냐"며 "1년 4개월 전이면 선거운동으로 바쁠 때고 100페이지 넘는 걸 언제 검토해서 넘겨줬겠느냐. 관점에 따라 제가 그걸 기억하는 게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손 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하게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폰에 손 검사가 어떤식으로 저장돼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핸드폰에는 (손 검사가) 입력돼있지 않다"며 "검찰쪽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거의 다 입력돼있지 않아 모르고 있다. 당시에 어떻게 저장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email protected]

그러면서도 손 검사에게 과거 문자를 보냈던 사실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손 검사와 문자를 나눈 게 기억난다"며 "'대검 안에서 윤 총장이 굉장히 외로운 상황이라고 들었다, 너라도 보필하고 힘내라'는 취지의 격려 문자를 보낸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발사주 의혹은 윤 총장 재직당시 측근이었던 손 검사가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고발장 초안을 보내 당에 전달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격려의 문자를 보낼 정도로 친한 손 검사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는지 여부와 어떻게 저장했는지 기억을 못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제보자에 대한 이야기도 뉘앙스가 계속 변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짐작이 간다. 제가 업무적으로 알게 된 사람"이라며 "작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는데, 그런 제보가 들어오면 일단 당의 한 실무자에게 '자료입니다' 하고 다 건넸다. 나의 제보를 받는 사람은 딱 한 분"이라고 했다.

그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제보자라는 사람이 내가 보낸 다른 자료를 (손 검사가 보낸 것처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보자는 조작을 한 경험이 정말 많다. 그래서 제가 인연을 끊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이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가 다 무너진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제보자는 당시 당 사무처 사람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모두 잡으려 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며 특정 캠프의 공작설을 제기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한겨레 인터뷰에선 "해당 당직자는 현재 특정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 캠프는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캠프까지 거론되며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8일 기자회견에서 '제보자가 특정 캠프 소속이라는 게 확인 됐느냐'는 질문에 "저도 언론에 계신분이 제게 말해준 내용"이라고 발을 뺐다.

그는 제보자에 대해 "제가 받을 자료를 당선거와 관련해 중요 직책에 있는 분에게만 전달했다"며 "그 분이 공익신고자여서 신분을 못 밝히지만 뉴스버스 자료에 보면 제 이름과 신분을 부장검사로 저장했더라. 제가 당시 어떤 명함을 줬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제보자가 특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제가 자료를 줄 수 있는 분은 2~3명 뿐이었고 그 분들을 처음 만난 시기가 다 다르다"며 "(부장검사) 명함을 들고 다녔을 때 만난 사람은 그 분 한분 뿐"이라고 확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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