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비은행 대출 24% 급증…연소득 세배
소득 하위 20% 대출, 25.5% 급증
연소득 절반을 빚 갚는데 사용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많은 자영업자 등이 코로나19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 대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폐업 가게에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1.08.29. [email protected]
6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831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늘었다. 이 가운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281조2000억원으로 24.4%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550조6000억원)이 16.2%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영업자 대출이 비은행을 중심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비은행 대출 중에서도 가장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권은 대부업 등을 포함한 기타 업권으로 증가율이 71.8%에 이르렀다.
장 의원은 "자영업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은 업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대출 잔액은 120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5% 증가했다. 하위 20~40%인 2분위 대출 잔액도 77조5000억원으로 23.4% 늘었다. 반면 소득 중·상위 계층인 3분위(17.3%), 4분위(11.6%), 5분위(19.8%) 등으로 소득 하위 자영업자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LTI(소득대비부채)는 357.3%,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56.4%에 달했다. 자영업자들은 본인 연 소득보다 세 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연 소득의 절반이 넘는 돈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장 의원은 "자영업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합금지·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봤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충분한 손실지원과 피해지원을 하지 못해 많은 부채를 동원해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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