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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테러에서 KAL기 폭파까지…전두환 北과 악연

등록 2021.11.23 16: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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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웅산 테러로 전두환 암살 기도

남북 대화와 첫 이산가족 상봉 개최

임기 말인 1987년 KAL기 공중 폭발

[서울=뉴시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사진은 1980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식. (사진=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제공) 2021.1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사진은 1980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식. (사진=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제공) 2021.11.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심동준 기자 =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대 남북 간 체제 경쟁 과정에서 북한의 테러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는 등 북한과 악연을 맺었다.

1980년 재개된 남북 간 대화는 전 전 대통령 집권 후 중단됐다.

1980년 1월12일 북한 정무원 총리 이종옥은 남한 신현확 총리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 접촉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따라 1980년 2월6일부터 8월20일까지 10차례 남북총리 간 대화를 위한 실무대표 접촉이 진행됐다.

접촉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자 북한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폭력적 제재 등 비정상적인 형편에서는 실무대표 접촉의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한국 내 모든 것이 정상화될 때까지 접촉을 중지하겠다고 1980년 9월24일 선언했다.

1980년대 초는 남북 간 경제력이 대등한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남북 간 체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적대적인 성격의 체제 경쟁이 극명하게 표출된 사건은 1983년 10월9일 미얀마 아웅산 묘소 암살 폭발 사건이었다.

당시 북한은 전 전 대통령을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인물로 평가하고 제거에 초점을 맞췄다.

미얀마는 당시 전 전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순방길의 첫 방문지였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관 벽면에 전두환, 노태우씨의 재판 모습이 전시되고 있다. 2021.11.23.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관 벽면에 전두환, 노태우씨의 재판 모습이 전시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10월9일은 미얀마의 독립운동가 아웅 산의 묘소에서 전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참배 행사가 예정돼있었다. 미리 대기해 있던 폭탄테러 용의자 중 1명인 신기철은 예행 연습 중에 나온 음악을 듣고 전 전 대통령이 도착했다고 착각, 미리 설치해둔 폭탄을 오전 10시28분 터뜨렸다.

이 폭발로 예행연습 중이던 경제부총리 서석준과 수행공무원 등을 포함해 17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전 전 대통령은 차량 정체로 인해 도착 예정 시각인 10시30분보다 30분 늦은 11시에 도착했다. 폭발 후 전 전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아웅산 테러는 한국에 큰 충격을 줬다. 아웅산 테러가 발생한 당시는 '남북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100여일 연속으로 진행 중인 때였다. 약 2개월 뒤인 12월3일에는 부산 다대포 해안에 북한 간첩이 침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이를 통해 한국 사회를 무장 도발로 교란하려는 의도를 재차 드러났다.

그러다 1984년에 남북 관계가 호전됐다. 한국 내 수해에 북한이 구호물자를 지원하면서 남북 대화가 재개됐다.

1984년 제1차 남북경제회담이 개최됐다. 1984년 10월12일 신병현 부총리는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경제회담을 열어 남북한 물자교역과 경제협력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고 북한을 이를 수용했다. 남북은 1984년 11월15일부터 1985년 11월20일까지 5차례에 걸쳐 논의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관 벽면에 전두환, 노태우씨의 재판 모습이 전시되고 있다. 2021.11.23.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관 벽면에 전두환, 노태우씨의 재판 모습이 전시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1985년 5월에는 12년 만에 8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이 열려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이뤄졌다. 1985년 9월20~23일 이뤄진 사상 첫 이산가족 상봉은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이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다.

전두환 정부 시절에는 민족화합 민주통일 방안도 제시됐다. 이 방안에는 민족자결 원칙 아래 민주적 절차와 평화적 방식에 의한 통일 구상으로 통일헌법 제정, 남북한 총선거, 통일 정부 구성 등이 담겼다. 1987년에는 헌정사 처음으로 통일 관련 내용이 헌법에 반영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 임기 말 다시 남북 관계가 악화됐다. 북한은 1987년 11월 KAL기 공중폭발사건을 일으켰다.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발 서울행 KAL858편 보잉 707기가 미얀마 랑군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했다.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라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대남공작원 김승일, 김현희는 12월1일 바레인 공항에서 붙잡혔다.

1988년 1월15일 김현희는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KAL858기 폭파범이며 북한 김정일의 사주로 88올림픽 방해, 선거분위기 혼란 야기, 남한 내 계급투쟁 촉발을 목적으로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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