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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리얼돌 수입기준' 첫 제시…"미성년자로 보이면 안돼"

등록 2021.11.25 13:36:36수정 2021.11.25 15: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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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성년자 묘사' 리얼돌 수입, 대법서 제동
앳되게 표현…"미성년자 상대 성행위인가"
"성착취물 시청과 비슷한 위험성·폐해 有"
세관당국에 '엄격한 판단' 강조한 대법원
"사용처 따라 수입판단"…대법 판결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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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 성인용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리얼돌 제품. 2019.8.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사회적 논란을 빚은 리얼돌의 수입을 두고 대법원이 사실상 처음으로 '판단 기준'을 세웠다. 얼굴과 신체를 성인보다 어리게 묘사해 사실상 미성년자에 가깝게 보인다면 수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성년자 리얼돌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시청에 버금가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성매매 목적으로 사용될 리얼돌 수입에 관한 대법원 판단도 남아 있어서, 리얼돌 수입에 관한 법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이날 A씨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9년 리얼돌 수입 신고를 했지만 세관당국으로부터 수입통관 보류처분을 받자 취소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해당 리얼돌이 관세법 234조 1호에서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풍속을 해치는 물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수입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같은 원심 판단을 돌려보낸 이유는 해당 리얼돌의 세부적인 표현 방식이었다.

A씨가 수입하려던 리얼돌은 전체 길이가 150㎝였고, 얼굴과 신체 등이 성인보다 더 앳되게 표현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부 신체 부위만 과장되게 묘사된 점 등도 고려됐다. 현재 리얼돌 수입신고를 할 때 해당 물품이 성인 리얼돌인지, 미성년 리얼돌인지를 기재하는 항목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2심은 이 리얼돌을 성인 신체로 전제했는데, 대법원은 주요 특징을 들어 '16세 미만' 여성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만약 이 같은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한다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그릇된 성인식이 확산할 위험뿐만 아니라 실제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리얼돌이 주로 남성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목적으로 이용되는 만큼, 미성년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의 리얼돌을 사용하는 건 사실상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유다.

현행법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표현한 각종 음란물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인이 출연한 영상이나 표현물도 미성년자로 인식될 수 있다면 미성년자 성착취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처벌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미성년자를 소재로 한 표현물을 보고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미성년자 리얼돌을 사용하는 것도 성착취물 시청의 위험성이나 폐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즉, 세관당국으로선 수입신고된 리얼돌의 얼굴과 신체 묘사가 미성년자에 해당하는지 보다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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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의 수입 기준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리얼돌 수입업자와 세관당국 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지만, 당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돼 구체적인 판단은 없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세관당국과 여성가족부, 국회는 수입이 불가능한 리얼돌의 유형에 관한 보다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리얼돌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수입 기준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리얼돌 수입업체가 김포공항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을 심리 중이다.

앞서 1심과 2심은 리얼돌이 '체험방' 등 유사 성매매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세관당국이 실제 사용처나 유통과정도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이 사건에서는 세관당국이 사용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체 측이 하급심에서 모두 승소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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