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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결산①]길어진 집콕, '책'으로 위안

등록 2021.12.18 05:00:00수정 2021.12.18 07: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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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올해 도서시장 지배…소설·경제 모두 열풍

【서울=뉴시스】교보문고 광화문점. 2019.08.26.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교보문고 광화문점. 2019.08.26.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2년째 문화계에 불어닥친 코로나의 바람은 혹독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도서시장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적은 현 시대상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상승세를 탔다.

자기만의 시간이 많아진 독자들은 현실보다는 꿈같은 이야기에 젖어 들기도 하고, 경제 위기 속에서 부자가 되는 황금빛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올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올랐다.

SF, 판타지 장르는 영화와 웹툰처럼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주류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유독 종이책 시장에서는 마이너한 장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 핸디캡을 딛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연간 베스트셀러 1위의 영예와 함께 1·2권을 합쳐 2020년대 들어 처음으로 100만부 이상을 판매한 한국소설이 됐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뿐만 아니라 판타지소설은 전년대비 116.6%의 판매 신장을 나타냈고 그 중 한국 판타지소설의 경우 180%가 훌쩍 넘는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오른 4종의 소설 중 3종 판타지 장르였다. 종합 3위에 오른 '미드나이트 라이브러리' 역시 꿈을 실현시켜주는 도서관의 이야기다.

[서울=뉴시스]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사진 = 팩토리나인) 2021.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사진 = 팩토리나인) 2021.7.23. [email protected]


경영·경제 분야는 올해 해당 분야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부자의 꿈'에 대한 열기를 입증했다.

주식과 부동산이라는 전통적인 재테크 분야 이외에 가상화폐, 메타버스 등 새로운 투자수단에 대한 관심도 뜨겁게 타오르면서 관련 도서의 판매가 열기를 띠었다.

가상화폐 도서 판매순위를 살펴보면 '서른살, 비트코인으로 퇴사합니다'가 1위, '가상화폐 단타의 정석'이 2위로 투자열풍을 타고 조기 은퇴를 하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2030세대의 열망이 느껴졌다.

메타버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출간돼 최초 출간작이라 여겨지는 '메타버스' 이후 모두 84종이 출간했다. 이들 도서의 판매순위 또한 1~8위까지 경제경영서가 차지하며 투자 관점에서의 관심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버가 소개한 책, 유튜버가 쓴 책 등 영상매체인 유튜브는 올해 독서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종합 베스트셀러 2위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5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7위 '2030 축의 전환' 등 10위 권 내 3권이 관련 책들이다.

TV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영향도 많이 받았다. tvN 예능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시인, 소설가가 출연해 서점가에 '유퀴즈셀러'가 등장하게 됐다.

이밖에 우주 관련 도서들도 전년 대비 131.7% 신장을 보이며 인기를 누렸다.

예스24-알라딘, 독자 선정 올해의 책 1위는

알라딘 독자들은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린이 책 편집자 출신의 독서 교육 전문가 김소영 작가의 첫 에세이다. 작가가 운영하는 독서 교실 안팎에서 어린이들 특유의 생각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록해서 쓴 글들을 엮었다.

지난해 11월 출간 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올 상반기 알라딘 에세이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40대 독자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서울=뉴시스]책 '어린이라는 세계' (사진 = 사계절) 2021.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책 '어린이라는 세계' (사진 = 사계절) 2021.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의 책 2위로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가 차지했다. 2권은 지난 7월 출간돼 예약 판매 3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3위에는 영화 '해리 포터'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비주얼 그래픽을 담당했던 스튜디오 '미나리마'가 직접 디자인한 책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미나리마 에디션'이 올랐다.

퀴어, 노동자, 생존자, 유머리스트, 예술가 '이반지하'의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최은영 작가의 신작 소설 '밝은 밤'은 각각 4, 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저자 마이클 샌델 8년 만의 신작인 '공정하다는 착각'은 7위에 올라 사회과학 도서 중 유일하게 올해의 책 톱10 도서로 선정됐다.

예스24는 독자 투표를 통한 '2021 올해의 책'에 오은영 박사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를 선정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육아 현실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현실밀착형 말 130가지를 담아 부모의 말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와 가족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을 전한다.

투표에서는 소설·시·희곡, 에세이, 가정살림, 경제경영, 사회정치, 어린이, 자기계발, 인문 등 8개 분야 총 24권이 '2021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또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EBS 당신의 문해력', '공정하다는 착각', '불편한 편의점', '어린이라는 세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메타버스', '완전한 행복',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세금 내는 아이들', '긴긴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밝은 밤', '지구 끝의 온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부의 시나리오', '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공간의 미래',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달까지 가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소설가 50인·출판인 60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소설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는 윤성희 '날마다 만우절',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이 선정됐다.

교보문고가 소설가 약 80여 명에게 추천을 의뢰해 선착순으로 답변을 준 50명의 추천 도서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1위는 공동수상으로 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과 최은미 작가의 '눈으로 만든 사람'이 각각 11명에게 추천을 받으며 올해의 소설 1위에 올랐다. 두 작가는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꾸준히 동료 소설가들과 문학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출판시장 결산①]길어진 집콕, '책'으로 위안



두 작가는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올해도 윤 작가는 제52회 동인문학상, 최 작가는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2위는 총 8표를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차지했다. 3위는 소설가들이 좋아하는 소설가도 두 번이나 1위를 수상했던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이 총 7표를 받으며 상위권에 올랐다.

4위는 김초엽 작가 '지구 끝의 온실', 공동 5위는 정한아 작가 '술과 바닐라'와 가즈오 이시구로 신작 '클라라와 태양'이 차지했다.

편집자 등 출판인 60인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로는 김초엽 소설가가 뽑혔다. 올해의 소설은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에 돌아갔다.

알라딘이 49개 출판사 소속 편집자, 마케터 등 60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책과 저자 선정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김초엽 작가는 올해 '지구 끝의 온실',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 서점' 등 세 권의 소설을 출간했으며, 김원영 변호사와 함께 과학 기술 측면에서 장애를 다룬 논픽션 '사이보그가 되다'도 출간하는 등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출판인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소설은 사회적 이슈인 암호화폐를 특유의 빼어난 현실 감각으로 그려낸 장류진 작가 소설 '달까지 가자'로 나타났다.

그외에도 윤경희 '분더카머', 최은영 '밝은 밤', 정유정 '완전한 행복' 등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능력주의의 위선을 일갈한 마이클 센델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인문 에세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와 '마이너 필링스', 교양과학 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등도 많은 출판인들이 추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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