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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건너 한 집…'무인 밀키트 가게' 우후죽순

등록 2021.12.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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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건너 한 집…'무인 밀키트 가게' 우후죽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코로나19 때문에 외식은 엄두가 안 나고 배달 음식도 물렸는데, 맛도 그럭저럭 괜찮고 편하니까 찾게 되네요."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지하철 인근에 위치한 무인 밀키트 가게에서 저녁거리를 산 워킹맘 A씨(41)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찬거리 걱정이 더 많아졌는데 집 근처에 밀키트 매장이 생겨 애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밀키트'는 'Meal'(식사)과 'Kit'(세트)가 합쳐진 말이다. 손질된 식자재와 양념 등을 세트로 구성한 제품으로,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집밥 준비에 지치고 자극적인 배달음식에 질린 소비자들에게 밀키트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밀키트 시장은 업계 1위 프레시지를 비롯해 테이스티나인, 마이셰프 등 밀키트 전문 기업이 시장을 개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동원F&B, hy(옛 한국야쿠르트), 롯데마트, CJ 제일제당 등 대기업도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히 '밀키트 전성 시대'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외식업계에서도 밀키트 오프라인 매장이 골목상권 곳곳을 차지하며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무인 밀키트 매장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해도 4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도 무인 밀키트 매장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방과 서빙 인력 등이 필요 없어 인건비를 아낄 수 있고 일반적으로 10평대 소규모 매장을 활용해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무인 밀키트 매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밀키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과잉 경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무인 밀키트 매장과 관련 "우리 동네에 무인 밀키트 매장만 4곳"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있는 것 같다" 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이 비교적 깔끔할 줄 알고 시작했는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점주 혼자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공급하는 식재료를 간단하게 소분 포장해 냉장고에 채워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만, 채소류를 손질하고 소분해 포장하는 일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결제만 무인이고, 사실은 유인(有人) 매장이나 마찬가지" "재료 손질 등으로 기본적으로 가게에 14~16시간 정도 상주한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는 자영업자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더해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이라 팔지 못하고 남으면 손해도 크다. 원가가 높아 기대와 달리 수익 측면에서 불만족스럽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에 힘입어 무인 밀키트 매장이 급증하고 있으나 밀키트 속성 자체가 신선식품이기 때문에 수시로 신선도와 품질 관리 등 신경 쓸 요소가 많다"며 "무인 밀키트 매장 창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반 외식업 대비 초기 사업 비용이 많이 적이 유리할 수 있으나 최근 너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얼마나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지, 수익성 보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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