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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공수처②]인력부족에 파견받은 경찰…'위법 논란' 부메랑

등록 2022.01.17 06:00:00수정 2022.01.17 0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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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채용 원활하지 않았던 1년…외부수혈 시도
경찰 수사관 파견…"법에 규정 있나" 지적
처장 지휘·감독권 있지만…"행정업무만 돼"
檢처럼 수사권 부여하는 직무대리 규정 無
법원서 '경찰 수사관' 위법 논란 불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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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김재환 고가혜 하지현 기자 = 출범 후 1년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인력부족'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수처가 택한 건 다른 수사기관에 손을 빌리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경찰에서 파견된 수사관이 과연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는 인력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된 모습이지만, 경찰 파견 수사관의 위법 논란은 아직 진행형이다.

만약 이들에게 수사 권한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다면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는 모두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의 현재 수사인력은 검사 23명, 수사관 36명이다.

법에 따른 정원은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인데, 아직 부장검사 2명과 수사관 4명이 공석으로 있는 상태다.

공수처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검사와 수사관 선발에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1차 채용에선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공수처가 정원에 근접한 인력을 채울 수 있었던 건 '고발사주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0월 무렵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채용에서 적정 수사인력 확보에 실패한 공수처가 선택한 해결책은 파견이었다. 지난해 9월 기준 공수처에 파견된 외부인력은 ▲대검찰청 13명 ▲경찰청(해양경찰청 포함) 38명 ▲지방자치단체 7명 ▲관세청 1명 ▲공공기관 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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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채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5월18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8. photo@newsis.com


◆채용만 2번했지만 정원미달…결국 '외부 파견'에 의존

이 가운데 실제 수사업무에 투입된 것은 검찰과 경찰에서 파견된 인력이었다. 문제는 검찰과 달리 경찰 파견 수사관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공수처법에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경찰 파견 수사관들은 조 교육감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건에 관한 압수수색, 피의자신문 등에 참여했다. 함께 관여한 검찰 파견 수사관의 경우, 공수처법 10조에서 자체 수사관 정원에 포함하도록 규정해 공수처 수사관과 같은 지위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경찰 파견 수사관의 경우 그러한 조항이 없고, 외형상 공수처법 44조에 근거해 파견된 행정인력에 가깝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공수처에선 경찰 파견 수사관 역시 검찰과 마찬가지로 수사업무를 맡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17조 4항은 처장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수사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에 근거해 경찰에서 수사관을 파견받아 수사업무에 투입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같은법 44조에 따라 행정인력으로 파견됐더라도 공수처장의 지휘·감독이 있으면 수사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 중이다.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 7조는 파견된 공무원은 해당 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규정한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수사관, 수사할 수 있으면 공수처 대변인도 수사 가능"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무리한 해석을 내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공수처법 17조 4항의 경우 기관장들 사이의 업무 협조에 관한 규정일 뿐, 인력 파견에 대한 규정은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공수처와 경찰이 같은 사건을 수사하게 돼 서로 필요한 사건기록을 공유하는 정도의 내용이지 인력 파견 규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 7조에서 규정한 파견 기관장의 지휘·감독은 행정업무에만 국한된다는 의견도 있다. 파견된 공무원이 휴가 등을 사용할 때 해당 기관장의 지휘·감독에 따라야 한다는 것일 뿐, 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권한을 추가로 부여받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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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같은 수사기관인 검찰의 사례로 볼 때, 공수처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검찰청에는 수많은 검사들이 있지만 이들은 수사업무를 맡을 수 없다. 대변인은 공보를, 정책기획과장은 법령 개정업무 등을 수행하는 행정인력이다. 검찰청법 7조의2는 총장이 소속 검사에게 직무를 처리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대변인이나 정책기획과장에게 수사업무를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검에 있는 검사들이 수사업무를 하려면 서울중앙지검 등 수사부서가 있는 곳으로 직무대리 발령을 내야 한다. 예전 대검 내 수사가 가능했던 부서인 중앙수사부(중수부)의 경우에는 대검 연구관들을 수사에 참여시키기 위해 직무대리로 발령을 내 수사권한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검찰청 소속 검사들도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기관으로 파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도 해당 기관에서 수사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

만약 공수처의 주장처럼 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이들이 모두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면, 공수처법 17조에 따라 처장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대변인과 운영지원담당관도 수사업무가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공수처법에는 검사가 아닌 수사관이나 일반 직원에게 수사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법 조항도 없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지휘·감독은 행정적인 것에만 국한된다. 대변인에게 수사를 하라고 할 수 없다"라며 "경찰 수사관을 파견받으면서 공수처 수사관 정원에 포함시킨다거나 직무대리 발령을 낸다는 등 추가 조항이 없기에 반쪽짜리 수사관이다"고 설명했다.

◆부메랑으로 돌아온 외부인력 수혈…'위법수집증거' 될까

현재는 공수처가 수사관 정원을 대부분 채운 상태이고, 경찰 파견 수사관도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대부분 복귀했다. 다만 경찰 파견 수사관이 압수한 증거 등을 법원이 문제삼을 우려가 생겼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은 공수처자 자신들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 파견 수사관을 참여시킨 건 위법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한 상황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은 다음달 첫 재판이 열리는데, 피고인들이 경찰 파견 수사관에 의해 수집된 증거가 위법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예전에도 권한이 없는 자의 수사행위 문제가 있었다"며 "권한이 없는 사람이 작성한 조서 등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예전 판례들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법원이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gahye_k@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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