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폐지냐 간판교체냐…尹당선에 벼랑 끝 여가부 운명은

등록 2022.03.10 15:31:16수정 2022.03.10 17:38: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적막 휩싸인 여가부 "조직 개편 지켜봐야"

근소한 득표차 "강경 추진 힘들것" 전망도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의 모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하늘색 바탕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설명 없이 올린 가운데 정치권에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22.01.1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의 모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하늘색 바탕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설명 없이 올린 가운데 정치권에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22.01.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정부부처 중 한 곳이 여성가족부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7일 '여성가족부 폐지' 단 일곱 글자로 된 짧은 문구를 페이스북에 올려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후보 확정 이후 '여가부 무용론'으로 입장을 강화하면서 대선 이후 여가부 폐지 여부가 주목받게 된 상황이다.

다만 여성계 안팎에서는 여가부 폐지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첫 일성으로 '통합의 정치'를 역설한 가운데 이제는 대통령 신분으로 국민 통합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폐지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수점 단위 득표차를 통해 당선된 만큼 '이대남·이대녀' 논란 속에서 상대 후보를 선택한 여성들의 표심을 감안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 때문에 애초에 내세웠던 '양성평등가족부' 등으로 간판을 바꿔다는 가운데 일부 기능을 개편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적막 휩싸인 여가부 "조직 개편 지켜봐야"

일단 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10일 여가부는 전면적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 만큼 조용한 분위기다. 박난숙 여가부 대변인은 "현재 단계에서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은 현안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것뿐"이라며 "향후 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가부 관계자는 "인수위원회가 출범하고 정부조직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조직 개편에 따라 여성국은 고용부로, 가족국은 복지부로 갈 수 있어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기획 및 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청소년 및 가족(다문화가족과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업무 포함)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이 중 청소년 및 가족 정책에 있어서 교육부 및 복지부와의 업무 중복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 때문에 전면적인 조직 개편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업무가 타 부처로 이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여가부 폐지'를 언급한 윤 당선인의 대선정책 공약집에는 폐지 이후 기능을 이양할 부처 및 구체적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email protected]


근소한 득표차에 "강경 추진 힘들 것" 전망도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이 0.73%포인트의 근소한 득표율로 승리한 만큼 폐지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청년층 표를 끌어오려던 당초 전략과 달리, 남녀 간 표가 확연하게 갈리면서 20대 연령층에선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

전날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예상 득표율은 이 후보 47.8%, 윤 당선인 45.5%인 가운데 2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58.0%를, 20대 남성은 윤 후보에 58.7%를 몰아줬다. 20대 여성들의 경우 '여가부 폐지'를 선택한 윤 당선인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0대 여성의 표심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본 상황에서 사회적인 합의 없이 여가부 폐지를 진행하면 파장이 너무 클 것"이라며 "대통령 당선인은 사회 통합을 이야기해야 하는 만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황훈영 여성정치연구소 부소장도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둔 만큼 이러한 저항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가 아닌 제대로 된 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한 정부를 만들어야 할 과제를 안은 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인 상황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하루 앞두고 여가부에 힘을 실어준 점 등을 보더라도 민주당이 폐지안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젠더 문제에 접근할 때 젊은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우리 선거전략 과정에서 한 번 돌이켜봐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