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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히고 깔리고' 광주 제1수원지 두꺼비 집단 이동길 손본다

등록 2022.04.10 08: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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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두 차례, 산과 수원지 오가는 두꺼비 떼 수천 마리 달해

로드킬이나 탐방객에 밟혀 죽어…방치된 보호 시설 보수 진행

[광주=뉴시스] 로드킬 당한 두꺼비 개체. 2022.04.10.(사진=무등산국립공원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로드킬 당한 두꺼비 개체. 2022.04.10.(사진=무등산국립공원 제공)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무등산국립공원이 무등산과 물가를 오가는 수천 여 마리의 두꺼비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등산로와 도로시설을 대대적으로 손볼 예정이다.
 
10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이하 무등산국립공원)에 따르면 이 달 중 광주 동구 운림동 제 1수원지와 주변 도로·탐방로를 중심으로 두꺼비 이동길 점검·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무등산국립공원 제1수원지 주변에선 매년 두 차례 수천 여 마리의 두꺼비 집단 이동이 관찰되고 있다.

3월엔 성체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산에서 물가인 수원지로 내려온다. 5월 초~중순은 알에서 깨어난 두꺼비 새끼들이 수원지에서 산으로 이동하는 시기다.

그러나 산과 수원지 사이에 탐방로와 도로가 난 탓에 두꺼비 개체들이 이동중 해마다 탐방객 발에 밟히거나 로드킬을 당해 죽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새끼 두꺼비의 경우 크기가 성인 손톱 만큼 작기 때문에 식별이 어려워 밟힐 위험이 크다.

지난달엔 수원지 인근 도로에서 로드킬로 인해 죽은 두꺼비 성체 4마리가 발견됐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은 두꺼비 개체가 이동 과정에서 죽고 있을 것이라고 무등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무등산국립공원은 오는 5월 두꺼비 대 이동을 앞두고 기존 방치된 시설물을 정비하고 은신처를 만들 예정이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지난 2014년께 두꺼비 밟힘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16m 길이의 탐방로에 징검다리를 설치했다. 그러나 2년 전 폭우로 징검다리가 토사로 뒤덮여 제 기능을 못하게 되자, 흙을 걷어내고 돌을 재배치하는 등 시설물을 보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인근 도로 곳곳에 '두꺼비 집단 이동'을 알리는 안내 현수막과 감속 표지판도 설치되고, 수원지 안에 두꺼비 은신처도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수원지의 경우 시설이 노후화해 수위 조절이 어렵다. 다음 달 수위가 낮아 땅이 드러날 경우 두꺼비 이동 과정에서 천적에게 노출돼 잡아 먹히거나 말라 죽을 가능성이 높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수원지에 지름 2m, 깊이 50㎝ 구덩이를 파 두꺼비들이 이동 중간에 몸을 숨기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무등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증심사 인근 제1수원지는 두꺼비 산란에 있어 최적의 장소"라며 "이동기간 동안 모니터링과 탐방객 안내를 강화해 두꺼비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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