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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전기요금 '딜레마' 尹정부, 정책 일관성 세워야

등록 2022.05.16 15:28:21수정 2022.05.16 19: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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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뒤집힌 '전기요금' 공약…국민 설득 방법 찾아야
한전, 누적차입금만 50조 돌파…자본잠식 단계로
국가 신인도에 영향…이제부터라도 원칙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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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김성진 기자 = 예상한 대로였다. 지난 13일 발표된 1분기 한국전력(한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조3525억원 감소해 7조7869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사상 최대 수준 적자로, 올해 단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액(5조8601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같은 적자가 공공재 성격이 강한 전력 시장구조에 기인한다는 점은 두말하면 입 아픈 설명이다. 현재 한전은 발전사에게 비싸게 사서, 민간에 싸게 공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발전사의 발전 단가가 올라가 자연스럽게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한전은 부동산과 해외발전소 자산까지 매각하겠다며 자구책을 내놨지만 워낙 적자 규모가 커 자칫하면 '제 살 깎아먹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신 업계에서는 올해 30조원까지 전망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코로나19 여파로 유예한 연료비 연동제 시행과 함께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하지만 업계의 바람대로 전기 요금을 정상화하기엔 현실이 녹록지 않다. 이창양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소위 3고(高)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역대 최대 규모인 59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못 박았다. 추경이 통과되면 20조원 이상의 현금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에 나서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다. 물가는 오르고 전기 사용량이 폭증하는 여름도 눈앞인데 서민·취약계층의 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높은 물가가 "취약계층에게 더 큰 고통을 준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16일 국회 시정연설은 이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전임 정부 역시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를 만들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물가 안정 악영향 등으로 인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가 됐다. 현실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인기 없는 정책일뿐더러 물가 안정을 위해 시행도 쉽지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차치하고라도,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정부인만큼 확실하게 '원칙'을 세울 필요는 있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전 국민을 향해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는 전기요금 정상화(인상) 쪽으로 방향타를 틀었다.

국민과의 약속인 대통령의 공약을 수정한 것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다. 결국 전기요금에 연료비 원가를 반영한다는 '요금 원가주의 원칙'만 남았다. 아울러 인수위가 전력구매계약(PPA) 허용범위 확대 등 한전의 독점 판매구조를 개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전 민영화' 논란까지 불러왔다.

물론 공약을 말 그대로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 상황이 바뀌면 그에 따른 정책 처방도 바뀌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그렇지만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합리성을 갖추고 먼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스리슬쩍 바뀌는 정책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국민 다수가 영향을 받는 전기요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갈수록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한전의 누적 차입금은 50조원을 넘어서 자본잠식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국가 신인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지금부터라도 원칙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전기요금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먼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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