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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환율 상승세 꺾일까

등록 2022.07.14 05:00:00수정 2022.07.14 07: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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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빅스텝에 환율 나흘 만 하락 전환해

전문가들 "원화 강세 길지 않을 것"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전날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나흘 만에 환율이 하락 전환, 1310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결정이 원화 강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금새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전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12일(1312.1원)보다 5.2원 하락한 1306.9원에 마감했다. 1310원대로 올라선 지 하루 만에 다시 내려온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가 0.5%를 올렸으니까 원화가 강세가 될 요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생각보다는 강세가 크지 않았다. 5원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건 뭘 의미하냐면 미국이 이달 말에 우리보다 기준금리를 많이 올리면 오늘 내리기 전 환율보다도 5원 내지 10원 더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0.5% 올려서 금리 차를 0.25%포인트로 해도 원세 강세가 비교적 크지 않았고,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뜻"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빅스텝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더 주목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가 5월(8.6%)보다 높은 8.8%가 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물가가 9%를 넘어설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0%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빅스텝은 예상됐던 거다. 빅스텝 이후에 총재 발언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시장은 두 가지 포인트에 시장은 주목했다. 첫 번째는 이후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25bp씩 하겠다고 한 점이다. 두 번째는 통화스와프인데 명확히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 요약하면 빅스텝 관련해서 외환시장에 변동성 자체는 크지 않았다. 밤에 나오는 미국의 CPI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달러 강세는 원화만의 문제가 아니며, 미국이 재차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더라도 타 통화와 비교해 원화 가치만 유독 떨어지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큰 외환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 굉장히 긴장 상태다. 1997년, 2008년과 비교하는데 그 당시와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1997년은 아시아에서만 돈이 빠져나갔다. 2008년 때는 금융위 부위원장 때라 잘 기억한다. 그 당시 외환보유고 통계가 불투명했다. 모 신문에서 한국이 씽킹필링(Sinking feeling, 침몰하는 느낌)이라고 보도가 되서 외환시장이 출렁인 적 있다. 잘못된 보도라고 대응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저희만 떨어진 게 아니고 엔화, 유료화 등 주요 통화가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만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아 엔화 위완화와 동조돼 원화가 절하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달러를 제외하고 환율이 다 떨어지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가 1% 갭이 벌어지면 어떻게 되냐 묻는데, 저는 갭 자체를 보지 않는다. 갭이 벌어졌을 때 우리나라에서만 자본이 유출되는지, 우리나라 환율만 떨어지는지를 볼 것이다. 예전처럼 큰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 하는데 이런 건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걸 봐 달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을 연간 고점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환경이 만들어져서 상승 압력이 지금 시점에선 더 있는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되는 폭들이 컸기 때문에, 연간 단위로 보면 지금 환율이 고점 환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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