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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스톰은 오는가③]기업 실적 이미 '빨간불'…내년엔 더 심각

등록 2022.10.27 09:00:00수정 2022.10.27 0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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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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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고환율과 고금리,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대규모 경제 위기를 일컫는 퍼펙트스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3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벌써부터 퍼펙트스톰 사정권에 들어간 모습이다. 내년에도 세계 각 국가들의 긴축정책이 이어지며 기업들 경영실적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등 대기업 영업이익, 예상보다 큰폭 감소

최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삼성, LG, SK, 포스코 등을 보면 현재 기업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 잘 알 수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한 10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9조3829억원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LG전자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1% 늘어난 7466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 LG전자가 GM 리콜 충당비용으로 4800억원 반영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사실상 30% 감소한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실적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한 1조6556억원에 그쳤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2조1000억원보다 4500억원이나 모자랐다.

현대자동차는 올 3분기 매출액이 37조70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3.4% 줄며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고환율 등 우호적인 경영환경에도 최근 발표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품질비용 1조3602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한 9200억원에 그쳤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배경이었지만 국내외 철강시황 부진도 영업이익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고물가·고금리 여파 확산…내년 경제성장률 1%대 후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로 대폭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내년에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본조달비용 상승, 경제 불확실성 확대 영향으로 IT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지연되며 역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글로벌 성장 둔화 흐름 속에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품목들의 단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영향으로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를 상회)와 성장 부진(성장률이 추세 성장률을 하회)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을 통해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내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긴축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철강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는 올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좋지 않을 것"이라며 "긴축정책이 다소 완화되는 하반기부터 수요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퍼펙트스톰은 오는가③]기업 실적 이미 '빨간불'…내년엔 더 심각


기업들, 잇따라 사장단 회의…비상대응 나서

내년의 불투명한 경제 전망에 기업들은 투자 축소 등 비상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사장단 회의와 최고경영진 워크숍 등을 열고 경영 전략 모색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주요 사업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인 것은 지난 2020년 6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특강 이후 2년 만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날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은 지난 9월 말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구광모 회장 뿐만 아니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사업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미래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객 가치' 제고 활동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SK그룹도 지난 19~21일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2022 CEO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CEO들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위기와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각 요인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최태원 회장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하며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Transition)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후 맞게 될 큰 도약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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