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도 지진 발생…韓, 지진 안전지대가 없다
인천 강화군 서쪽 해역서 9일 오전 1시28분께 규모 3.7 지진 발생
작년 한반도 규모 2.0 이상 지진 76회…규모 3.0 이상 지진 매년 10.8회
규모 3.5 이상 지진은 지난해 10월 4.1 규모 괴산 지진 이후 70여일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깊은 곳에서 지진 많아져"…"여파 수십년 이어져"
[서울=뉴시스] 9일 오전 1시28분께 인천 강화군 서쪽 약 26㎞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9일 새벽 인천 강화도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 일대 주민들은 밤잠을 설쳐야 했다.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 70여일 만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한반도 어느 지역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이날 오전 1시28분께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관측된 진도값과 종합적인 지진파를 이용해 수동 분석한 정보로 산출하는 '계기진도'는 인천 4, 서울·경기 3, 강원·세종·충남·충북 2로 나타났다.
계기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를 말한다. 3과 2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추가 여진 가능성 많다"…괴산 지진, 여진만 144차례
[괴산=뉴시스] 강신욱 기자 = 충북 괴산군은 29일 오전 8시27분께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장연면 장암리의 한 주택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사진은 균열이 생긴 건물 외벽. (사진=괴산군 제공) 2022.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6회다. 연 지진 횟수가 연이어 증가하는 건 아니지만 규모 3.0 이상 지진이 매년 10.8회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사료(史料)를 보거나 단층을 조사하면 한반도에서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5)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계기 관측 이후로만 분석해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평균적으로 10년에 한번씩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규모가 큰 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규모 3.5 이상의 지진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괴산 지진 이후 70여일 만이다. 첫 지진 규모가 클수록 여진 발생 횟수도 증가하는 만큼 추가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규모 4.1의 괴산 지진 이후 이후 12일 동안 인근 지역에서 144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깊은 진원서 발생하지는 지진…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
최근 발생하는 한반도 지진이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여파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반도 지각이 약해지자 외부 힘을 저항하는 힘인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단층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 발생한 한반도 내 지진 대부분이 진원 깊이가 12㎞ 안쪽에서 발생했다면 이후 발생한 지진은 대부분 진원 깊이가 12㎞를 초과하는 깊은 진원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괴산, 제주도, 이번에 발생한 강화도 등의 지진도 이런 경우"라고 말했다.
이번 강화도에 발생한 지진은 발생 깊이가 19㎞였으며, 괴산 지진 원인도 지하 약 12㎞에서 14㎞ 지점에서 발생한 조곡단층대의 수평 이동 운동이 주된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울릉도와 한반도 동해안 지층이 일본 열도 방향으로 약 5㎝, 한반도 서해안과 백령도 등이 약 2㎝ 끌려갔다. 이에 한반도 내륙이 약 3㎝ 늘어나며 지각이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각에는 응력이 쌓이는데, 응력이 점점 커지면서 이전에는 버티던 지각이 그 힘을 견디지 못하면, 지각이 균열돼 단층이 발생해 지진이 일어난다. 약화된 땅이 회복하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2004년 12월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대지진의 여파로 아직도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괴산, 강화도와 같은 진원이 깊은 지진이 한동안 발생할 수 있고 그 가운데서 예상치 못한 큰 지진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포항, 제주 등 바다 건너 일본과 마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규모가 큰 지진들이 발생했다면, 지난해부터 충북 괴산, 인천 강화도로 지진 진앙지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느 지역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지대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말한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1989년부터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km 이내 규모 3.0 이상 발생한 게 총 4차례나 있다. 가장 가깝게는 2009년 4월 인천 강화군 서남서쪽 50Km 해역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