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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팹리스 물적분할 재도전…소액주주 반대 넘나

등록 2023.03.09 08:30:00수정 2023.03.09 11: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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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법인 'DB팹리스' 분사 추진

작년 소액주주 반대로 무산, 29일 주총서 결정

[서울=뉴시스]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전경. (사진 = 업체 제공) 2022.9.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전경. (사진 = 업체 제공) 2022.9.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팹리스(설계사업)를 병행하던 DB하이텍이 비주력인 설계사업을 자회사로 떼어내는 물적분할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로 한 번 무산 경험이 있는 DB하이텍은 이번에는 신설 법인을 상장하지 않고, 일반주주 권익을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을 내세워 다시 분사를 진행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 사내외이사 후보 추천, 팹리스 부문 브랜드사업부 분사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는 신설법인의 사명은 'DB 팹리스(가칭)'이며, 분할 기준일은 5월2일이다.

DB하이텍은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분사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DB 팹리스'가 파운드리 사업 중심의 DB하이텍에서 분사함으로써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유출을 비롯한 이해 충돌 문제 때문에 범용제품인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만 국한됐던 사업영역을 부가가치가 높은 OLED 구동칩으로 확장하고, 미니 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시장 진출도 노린다.

또 시스템반도체 소재·장비, 팹리스, 파운드리, 세트를 아우르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도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순수 파운드리'가 대만 TSMC, UMC 등 주요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의 전략 방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략 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한층 높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 지분 75%…"이번에도 반대"

분할되는 신설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다.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방침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분할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업 전문성 강화에 있다"며 "과거 핵심사업 물적분할 후 곧바로 상장해 일반주주들의 권익 훼손 논란을 불러 일으킨 사례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관건은 소액주주들의 찬성 여부다. DB하이텍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약 75%에 달하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DB하이텍은 이미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출신 황규철 사장을 브랜드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하고, 파운드리사업부와 브랜드사업부 각자대표체제를 출범시키는 등 물적분할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결국 지난해 9월 분사작업 검토를 중단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와 달리 금융당국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 등 소액주주들의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된 만큼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DB하이텍은 주주친화 정책도 함께 내놓았다. 신설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다.

아울러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3배 가량인 1300원까지 늘리기로 했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여전히 반대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터넷카페를 통해 "주주 입장에서 찬성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개인주주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물적분할을 부결시키자"고 밝혔다.

이번 안건은 오는 29일 오전 9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분사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30일부터 20일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만료 시점을 기준으로 금액이 15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분할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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