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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 반전시위로 15일간 전국 50개 대학 2500여명 체포-AP

등록 2024.05.06 07:40:19수정 2024.05.06 08: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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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USC는 자진해산, 노스이스턴은 평화롭게 졸업식

인디애나대는 총장연설 중 퇴장, 해산후에도 투쟁 계속

[앤아버=AP/뉴시스] 4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열린 인디애나대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학사모를 쓴 채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반전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5.06.

[앤아버=AP/뉴시스] 4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열린 인디애나대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학사모를 쓴 채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반전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5.06.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가자전쟁과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대한 반전 시위로 전국 50개 대학에서 체포된 사람의 수가 4월 18일이후 지금까지 2500명을 넘어섰다고 AP통신이 자체 통계를 근거로 종합 보도했다.

그런 와중에 5일(현지시간) 가장 격렬한 시위와 농성이 계속되었던 로스앤젤레스의 남 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는 경찰이 교내 농성장소를 포위하고 모두 체포하겠다고 위협하자 학생들이 자진해서 철수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동부지역 보스턴의 노스이스턴 대학교에서는 시내 펜웨이파크에서 평화롭게 졸업식을 거행했다고 AP통신등 국내 매체들이 전했다.

이 두곳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달 USC에서 체포된 학생이 94명,  노스이스턴 대학교에서 약 100명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5일 새벽 4시께 LA 경찰관 수십 명이 대학경찰의 시위 진압을 돕기 위해서 USC에 도착했다.  대학 당국은 미리 학교 공식사이트와 각 학생에 대한 통지문을 통해 체포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경찰이 수 십명씩 줄을 지어 도착하자 시위 학생들은 짐을 꾸려 현장을 빠져나갔고 경찰은 남은 학생들을 농성장에서 밀어부쳐 모두 밖으로 몰아냈다.
 
캐롤 폴트 USC 총장은 "이제는 선을 그을 때가 되었다"면서 대학구내의 농성장 부근에서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등 사태가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경찰의 진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면서 "대학교는 열려 있으니 학생들은 언제라도 다시 들어와서 기말시험 준비를 해도 좋다. 연기했던 졸업식도 전속력으로 준비할 것이다"라고 SNS를 통해 전했다. 

USC는 반전시위로 인해 예정되었던 졸업식을 연기했지만,  그 밖의 졸업관련 행사들은 계속해서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일인 5일 노스웨스턴대 졸업식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작은 팔레스타인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었지만 성조기와 인도 깃발을 흔드는 절대다수의 학생들에 밀려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AP는 보도했다.

하지만 재학생 대표 레베카 바미델이 가자지구의 평화를 요구하는 말을 했을 때 잠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일어났다.

위의 2개 대학 외의 다른 대학에서는 주말에도 경찰의 체포가 계속되었다.

버지니아대학교에서는 4일 농성천막을 철거하려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서 25명의 학생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되었다.

시카고대학교 미술대학에서는 학생들이 4일 세워놓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캠프를 철거하면서 68명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탬파=AP/뉴시스] 4월29일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동안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2024.05.06.

[탬파=AP/뉴시스] 4월29일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동안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2024.05.06.

버지니아대학교에서는 경찰이 진입하자 학생들을 거칠게 땅에 쓰러뜨리고 팔을 잡아끌어 체포했으며, 화학 가스 등을 살포했다고 시위대를 돕던 로라 골드블라트 부교수가 워싱턴 포스트지에 제보했다.

대학당국은 교내 대학교회 앞 농성장의 텐트가 불법이라며 학생들에게 철거를 요구했지만 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 경찰이 진입해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제이슨 마야레스 법무장관은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해산을 경고했기 때문에 경찰의 진입작전과 체포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목재 바리케이드 등을 가져다준 외부인들도 불법침입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일어난 반전시위 중 이날의 시위와 경찰 진압 작전은 가장 치열한 충돌로 기록되었다. 

미국의 수많은 대학들에서 진행되는 천막 농성 시위는 가자지구의 전쟁 중지 뿐 아니라 대학당국에 가자지구 전쟁 지원에 나선 기업들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등 거래를 전면 중지하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이 제의를 받아들이고 시위학생들과 타협을 해서 기말 시험과 졸업식을 무사히 치르자는 합의에 도달하기도 했다.
 
미시간대학교, 인디애나대, 오하이오 주립대,  보스턴의 노스 이스턴 대학들도 이렇게 해서 졸업식을 무사히 치렀고 앞으로 몇 주일 이내에 더 많은 대학들이 같은 방식으로 졸업식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고 항의시위가 그친 것은 아니다.  인디애나 대학교 졸업식에서는 4일 저녁 행사 중에  시위학생들이 파멜라 휘튼 총장의 축사 도중에 퇴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블루밍턴대학교에서는 졸업식이 열리는 메모리얼 스타디움 바깥을 아예 시위장소로 지정해 놓고 대치했다. 

한편 뉴저지의 프린스턴대학교 캠퍼스에서는 18명의 학생들이 이스라엘과 관련된 기업들의 투자를 받지 말라며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브라운대와 예일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이번 시위사태 이전에 비슷한 목적으로 학생들이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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