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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일 억울하게 구금된 후 7715만원…형사보상금이란

등록 2023.03.18 17:10:10수정 2023.03.18 17: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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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판결 확정 뒤 국가의 손해보상제도

구금일수와 최저임금액 등에 따라 보상

수백만원부터 수십억원까지 천차만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관련 비공개 재판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받다 무죄가 확정된 하경준 전 국가정보원 대변인에게 법원이 최근 663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란 결정을 내리면서 형사보상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가 확정된 하 전 대변인에게 비용보상금 663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지난 1월25일 결정했다.

형사보상이란 사법당국의 과오로 누명을 쓰고 구속됐거나 형의 집행을 받은 자가 무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국가가 손해를 보상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형사보상은 크게 구금 일수에 따른 구금보상과 형사재판 진행에 들어간 비용보상으로 나뉜다.

형사보상은 무죄재판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무죄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를 위해선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을 찾아야 한다.

현행 형사보상법은 보상금 하한을 보상 청구 원인이 발생한 연도의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액으로, 상한을 보상 청구 원인이 발생한 연도의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로 규정하고 있다.

또 비용 보상의 경우 재판 출석에 소요된 여비, 일당, 숙박료, 변호사 선임료 등을 받을 수 있는데 변호사 비용에 대한 보상금액은 국선변호인의 보수에 따르도록 규정돼 있어 200여만원 정도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다만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된 경우 ▲심신장애 등을 이유로 무죄 판결된 경우 ▲경합범의 일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등에는 형사 보상이 안 되거나 보상금액이 일부 감액될 수 있다.

형사보상 금액은 사건의 성격과 구금일수 등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으나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를 확정받은 안태근(57·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경우 총 351일 구금에 대한 보상 7060만원과 함께 비용 보상 655만원을 더해 총 7715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다.

또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종(62)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초과 구속일수만큼 형사보상을 달라고 신청했는데 법원은 김 전 차관의 미결 구금일수를 19일로 보고 1일당 17만원씩 총 323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수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20년 12월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와 지인들의 축하를 받고있다. 2020.12.17.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20년 12월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와 지인들의 축하를 받고있다. 2020.12.17. [email protected]

억대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은 사례도 있다.

1970년대 유신 시절 허가 없이 옥내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부영 전 국회의원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1억70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979년 11월13일 허가 없이 옥내 집회를 개최해 계엄포고령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형기가 만료되기 전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총 473일동안 구금됐다.

나아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56)씨에게 법원은 형사보상금으로 25억172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윤 씨가 진범으로 몰려 구금된 기간 및 종류, 정신적 고통, 구금기간 중 받은 손실 정도 등을 종합해 보상 상한을 기준으로 형사보상금을 책정했다.

윤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2020년 당시 최저임금법상 일금 최저임금액은 6만8720원으로 상한은 5배인 1일 34만3600원이다. 재판부는 윤 씨가 구금됐던 7326일에 해당 금액을 곱해 25억172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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