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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뒤 지표 온도 4.4도…"기후대책 투자 3~6배 늘려야"

등록 2023.03.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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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6차 평가·종합보고서 승인 발표

지표 온도 1.1도…"돌이킬 수 없는 변화"

2030년까지 온실가스 27~43% 감축해야

넷제로 등 단기 방안 "전기차 잠재력 커"

탄소세 저소득 지원…화석연료 보조 폐지

[샤름 엘 셰이크=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동안 시위대가 "생존을 위한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보여주며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구 온도 1.5도 상승 폭 억제를 외치고 있다. 2022.11.16.

[샤름 엘 셰이크=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동안 시위대가 "생존을 위한 1.5도"라고 쓴 손바닥을 보여주며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구 온도 1.5도 상승 폭 억제를 외치고 있다. 2022.11.16.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오는 2100년에는 전지구 표면 온도가 1.4도에서 최대 4.4도까지 오를 수 있다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를 3~6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기후보고서가 채택됐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13일부터 19일(현지시간)까지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IPCC 6차 평가·종합보고서 승인 발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이번 종합보고서는 ▲현황 및 추세 ▲장기 기후변화, 리스크 및 대응 ▲단기 대응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우선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 지구 지표 온도가 1850~1900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2011~2020년) 1.1도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표온도가 오를 수록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대도시 항구도시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온도가 2도 오르면 해수면은 6m, 5도가 오면 최고 22m까지 수위가 오를 수 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상위 10% 가구가 34~45%의 소비 기반 온실가스를 배출한 반면, 하위 50% 가구는 13~15%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부르는 데 계층간 격차가 뚜렷했다.

1850~2019년까지 총 누적 탄소배출량은 2400 ± 240 GtCO₂로, 2019년 전체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은 2010년 대비 12% 증가(59 ± 6.6 GtCO₂-eq)했다.

[이스켄데룬=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이스켄데룬 해안가 인근 건물에서 최근 지중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을 빼고 있다. 2023.02.12. kch0523@newsis.com

[이스켄데룬=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이스켄데룬 해안가 인근 건물에서 최근 지중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을 빼고 있다. 2023.02.12. [email protected]



지표 온도 1.1도…"돌이킬 수 없는 변화"

보고서는 또 "그간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이 기후위험을 일부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면서도 여전히 지구 온난화를 1.5~2도로 제한하기 위한 2030년 배출량과 각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치의 배출량과 여전히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까운 미래인 2021~2040년에는 지구 표면 온도가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 추세면 2081~2100년에는 지표온도가 1995~2014년 평균 대비 오른 1.4~4.4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전 지구 지표온도의 상승을 제한한다 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생물다양성의 손실 등 일부 변화들은 불가피하거나 되돌이킬 수 없다"며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급격하거나 비가역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이를 막기 위해 장기적으로 넷제로와 함께 대기 중에서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제거(포집)해 저장하는 감축활동인 이산화탄소 제거(CDR)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넷제로(Net Zero) 또는 '탄소중립'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수소전기차충전소에서 직원이 수소 승용차를 충전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도심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상반기 82억여원을 투입, 수소 승용차 250대 보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조금은 대당 3250만원으로, 소비자는 7000만원 가량의 수소 승용차를 반값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2023.03.07.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수소전기차충전소에서 직원이 수소 승용차를 충전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도심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상반기 82억여원을 투입, 수소 승용차 250대 보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조금은 대당 3250만원으로, 소비자는 7000만원 가량의 수소 승용차를 반값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2023.03.07. [email protected]



2030년까지 온실가스 27~43% 감축해야

지표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2020년초 이후 남은 탄소 배출 허용량은 500 GtCO₂, 2도 미만은 1150 GtCO₂이다.

지표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9년 기준 43%를 감축해 2050년 초반에 '넷제로'를 달성해야 하며, 2도로 제한하려면 같은 기간 2019년 기준 27%를 감축해야 한다. 이 경우 2070년 초반에 넷제로가 달성된다.

오는 2040년까지 단기적으로는 ▲넷제로(화석연료 사용 감소, 대체에너지 캐리어 활용 등) ▲산업·교통(수요 관리, 생산공정 혁신화,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 저배출 수소) ▲도시·정주지·인프라(직주 근접, 대중교통 지원 등) ▲토지·해양·식품·물(지속가능한 농업 확대)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특히 "온실가스 저배출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차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지속가능한 바이오 연료는 단기 및 중기적으로 육상 수송 부문에서 완화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니더라우셈(독일)=AP/뉴시스]2022년 11월2일 독일 니데라우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19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회복된 항공 여행과 더 많은 도시들이 값싼 전력 공급원으로 석탄으로 눈을 돌린 결과였다. 2023.3.2

[니더라우셈(독일)=AP/뉴시스]2022년 11월2일 독일 니데라우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19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회복된 항공 여행과 더 많은 도시들이 값싼 전력 공급원으로 석탄으로 눈을 돌린 결과였다. 2023.3.2


넷제로 등 단기 방안 "전기차 잠재력 커"

아울러 정책적으로는 ▲탄소가격세(탄소세, 배출권 거래제 등)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또 "모든 부문에서의 재분배 정책, 사회안전망, 형평성, 포용성 그리고 공정 전환은 보다 큰 사회적 의욕을 가능하게 한다"며 탄소세 수익을 저소득 가구에 지원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지난 2019년 투입한 재정의 3~6배를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공재원은 완화 및 적응의 중요한 가능요건이며 민간재원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파리협정의 장기 온도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실시되는 '전지구적 이행점검(GST)'의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기후변화 적응대책 이행의 주요 가이드라인으로 쓸 전망이다.

탄소세 저소득 지원…화석연료 보조 폐지

이번 IPCC 총회에는 195개국에서 대표단 650여명이 참여했고, 우리나라는 IPCC 주관부처인 기상청을 비롯해 외교부, 환경부, 국립기상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및 에너지경제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극지연구소, 한국환경공단, APEC 기후센터 등 관계부처와 전문기관이 자리했다.

우리 정부대표단의 수석대표로 참석한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에 승인된 종합보고서가 전지구 공동의 목표인 지구온난화 2도 미만, 더 나아가 1.5도 제한을 달성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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