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좋은 시절 끝…재택·비대면 강의 축소에 갈등도 [코로나후일상④]

등록 2023.03.25 08:04:00수정 2023.03.25 11:01:5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재택근무 정책 축소하는 기업들

'효율성' 두고 기성세대·MZ 갈등

대학서도 대면 확대 두고 온도차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앞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03.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앞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03.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지난해 1월 주 5일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던 서울 소재 대기업으로 이직한 전모(33)씨는 입사 한 달 만에 재택근무가 주 2회로 축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출근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부모님이 계신 지방으로 이사 갔던 전씨는 결국 5개월 동안 지방에서 서울로 원정 출근하다, 지난해 9월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

3년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감염 전파를 우려해 재택근무나 대면 강의를 전면 도입했던 직장·대학가도 다시 대면 문화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직장가와 대학가에선 '대면 문화 복귀'를 반기는 이들과 꺼리는 이들 간의 갈등이 빚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 이전의 대면 회의, 회식, 강의, 엠티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비대면 방식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들을 중심으로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효율성 두고 다른 해석…'얼굴 보고 회의' vs '출퇴근 시간 절약'

가장 빠르게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IT업계를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카카오는 6개월간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이달부터 전면 출근제인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로 전환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 등도 지난해 6월부터 재택근무를 마치고 출근제로 전환했다.

다시 출근 문화로 복귀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이에선 '효율성'이 논쟁이 벌어졌다.

기성세대는 재택근무 축소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메신저나 줌(ZOOM)을 이용한 소통과 회의 방식보다, 얼굴을 보고 직접 대화하고 회의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 김모(37)씨는 "간단한 업무 전달은 카카오톡이 편하지만, 회의 등 논의가 필요할 때는 직접 만나 얼굴을 보고 얘기해야 집중도가 올라간다"며 "한 자리에 모여 즉각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건 줌이나 메신저로 대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대기업의 사옥출근 비율이 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전면 재택근무가 종료된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04.1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대기업의 사옥출근 비율이 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전면 재택근무가 종료된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04.18. [email protected]


반면 젊은 직장인들은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에너지와 치장하는 데 쓰이는 노력 등이 없는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2년 차 직장인 박모(28)씨는 "기성세대는 재택을 하면 논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에 출근해도 놀 사람은 논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집에 있어도 열심히 한다"며 "출퇴근이나 의전에 쓰이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 자체가 효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도 "얼굴 보고 일하기 위해 근무 시간의 3분의 1 이상에 달하는 시간을 출퇴근에 쏟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월 서울 카이스트 홍릉캠퍼스 한 강의실에서 Impact MBA(SE MBA) 올해 입학생들이 참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SK그룹) 2023.3.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월 서울 카이스트 홍릉캠퍼스 한 강의실에서 Impact MBA(SE MBA) 올해 입학생들이 참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SK그룹) 2023.3.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입생은 "동기 얼굴 보고 싶어요"…고학번은 "취업 준비 집중"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교들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대면 강의를 확대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난해 1학기부터 대면 강의가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고, 올해 1학기부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대면 강의가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교수나 선후배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지만, 고학번 취준생은 취업 준비에 용이한 비대면 강의를 여전히 선호하는 분위기다.

고려대 대학원생 양모(32)씨는 "교수, 학우와 교감할 수 있는 대면 강의의 장점들은 취준생에게 크게 필요하지 않다"며 "학교까지 1시간이 걸리는데, 이동시간만 고려해도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했다.

반면 코로나 유행 시기 고등학교에 다녔던 신입생 등 저학번 학생은 대면 강의 확대를 환영했다.

23학번 신입생 정모(19)씨는 "고등학교 때는 코로나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대학교에 오니 체육대회나 엠티 등 대면 행사가 재개돼서 반갑다"며 "대면 강의도 대학 생활을 하면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