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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 몰린 여의도 벚꽃길…"노마스크로 봄꽃 만끽"

등록 2023.04.01 13:52:48수정 2023.04.01 1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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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벚꽃 개화에 1일부터 교통통제

사진 찍고 돗자리에 모여 주전부리

초여름 날씨…"일찍 나왔는데 더워"

"첫 봄꽃 보여주고파" 남녀노소 몰려

축제날엔 비소식…"주말에 일찍 나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4월 첫번째 토요일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윤중로) 벚꽃길은 오전부터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초여름이나 다름없이 기온이 오르면서 평년보다 2주나 이르게 핀 연분홍색 벚꽃이 흐드러졌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머리 위로 흐드러진 벚꽃무리를 올려다보던 시민들이 연신 탄성을 쏟아내며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길가에는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서로 상대 일행의 사진을 찍어주며 "행복하세요"라고 품앗이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낮게 드리운 벚꽃 가지 덕에 사진찍기 좋은 자리마다 커플과 가족단위로 줄이 섰다. 멋들어진 선글라스를 쓴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란히 선 채 사진을 찍어주는 딸에게 "벚꽃을 많이 넣어서 찍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상춘객들은 4년만에 '노마스크' 꽃구경을 하며 봄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1.7㎞ 남짓한 윤중로를 걷는 동안 마주친 행인들은 열에 일곱이 마스크를 벗은 맨 얼굴이었다. 벚꽃가지를 귀에 꽂은 채 손을 잡은 젊은 커플도, 등산복 차림의 일행들도, 어린 아이를 무등 태운 가족들도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9일까지 4년만에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여의서로 벚꽃길 교통통제 시기는 3일 정오부터였지만, 온화한 날씨로 벚꽃이 일찍 개화하자 이틀 앞당긴 이날부터 차량 통제가 이뤄졌다.

이른 교통 통제 덕에 유모차나 휠체어를 끄는 가족 단위 상춘객도 별 지장 없이 꽃길을 따라 거닐 수 있었다. 아직 축제 준비가 한창인지 컨테이너를 옮기는 지게차가 움직여, 이따금 영등포구 안전요원들이 주변을 막는 모습도 보였다.

동대문구에서 노모를 휠체어에 태워 모시고 온 장석웅(56)씨는 "어머니가 작년에 팔순이 되셨는데 아들, 며느리와 함께 모시고 나오니 좋다"며 "일부로 사람들이 덜 붐빌 때 나와서 편하게 꽃구경을 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께 기온은 15도였지만 한낮에는 서울 기온이 26도까지 오를 것이라는 소식에 벚꽃길을 거니는 시민들은 가벼운 옷차림 일색이었다. 입고 온 점퍼를 개어 한 손에 걸치거나 양산을 받쳐들기도 했다.

유모차에 딸을 태우고 남편과 꽃구경을 온 30대 김인영씨는 "막 애가 돌이 지나서 밖에서 첫 봄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세먼지가 좀 걱정됐는데 막상 나와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오히려 더운 게 큰 일"이라고 웃어보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외국인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서 외국인이 길을 걷고 있다. 2023.03.29. [email protected]



길을 따라 놓인 벤치마다 아픈 다리를 쉬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돗자리를 깐 채 준비해온 과일과 오이, 귤 등 주전부리를 먹는 모습도 보였다. 40대 김모씨는 "꽃구경하면서 귤을 까먹는 것이 참 별미"라며 "밖에서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봄꽃축제가 시작되는 내주 화요일(4일)부터 6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면서 주말에 봄꽃을 보려는 나들이 행렬이 더욱 몰린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에서 부인과 함께 온 박광석(54)씨는 "다음주에는 비가 내린대서 일부러 주말에 일찍 벚꽃을 보러 왔다"며 "이렇게 예쁜데 곧 질 수도 있다니 아쉽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교통혼잡 최소화를 위해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 일대 25개 시내버스 노선, 지하철 9호선 등의 대중교통 증편 특별교통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인파 밀집에 대비해 9일까지 5호선, 9호선, 신림선 주요 8개 역사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승객 밀집시 무정차 통과를 통해 혼잡도를 분산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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