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의혹 '9400만원'…어디서, 누구로부터 나왔나
5000만원 스폰서 김모씨가 출처
前인천시 부시장·이성만 1천만원
본부장 500만원…그외 캠프 자금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2차 자진출석을 거부당한 후 1인 시위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06.07. [email protected]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2021년 3~4월께 송영길 전 대표 캠프에서 살포한 것으로 조사된 자금 9400만원의 출처와 도착지를 상당 부분 규명한 상태다. 범죄혐의와 관련된 부분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공소장,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지역대의원 포섭을 위해 2021년 4월 송 전 대표 캠프 서울 지역본부장이자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김모씨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김씨는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모씨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가 박씨에게 5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을 안 윤 의원은 2021년 4월24일 강 전 감사에게 '내가 박씨와 상의할 테니 너(강 전 감사)도 박씨에게 전화해서 이야기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윤 의원은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다는 소문을 들은 후, 2021년 4월26일 이 의원과 강 전 감사 등이 참여한 기획회의에서 '경쟁 캠프에서 300만원을 뿌리니 우리도 그 정도 돈을 주자'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보관하던 자금 중 3000만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27일 밤 300만원씩이 든 돈 봉투 10개가 담긴 검은 비닐봉투를 이 전 부총장에게서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부총장은 같은 날 박씨에게 '윤. 잘 전달했음'이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28일 이 의원 등에게 돈 봉투 10개를 모두 살포했지만, 기존에 계획한 일부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을 통해 3000만원을 전달 받았고, 2021년 4월29일 의원회관에서 의원들에게 살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수 의원들도 특정하고 있다. '이정근 녹취록', 관련자 진술, 압수물 분석을 통해 의심되는 이들을 추렸고, 국회 사무처에서 송 전 대표와 윤·이 의원을 포함해 의원 29명의 본청 및 의원회관 동선 자료를 확보해 교차 분석 중이다. 이 의원은 이미 수수자로 특정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나머지 3400만원 중 1000만원은 이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에게서 이 자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 의원과 조 전 부시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강 전 감사는 이 1000만원을 50만원씩 봉투에 담아 지역본부장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지역본부장도 수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원외 지역위원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본부의 공동 본부장인 이 전 부총장과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강모씨가 추가로 500만원을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나머지 2000만원은 이 전 부총장 등이 경선캠프에서 마련해 지역상황실장에게 살포한 것으로 검찰은 조사했다. 검찰은 이 자금을 관리한 인물들도 추리며 자금의 구체적인 경로를 최종 확인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자금 흐름과 송 전 대표 캠프 내 설치된 콜센터 자원봉사자에게 지급된 금원의 출처도 확인하고 있다. 이 자금이 불법 경선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수사는 '9400만원+α(알파)'로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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