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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계를 넘어서"…경기도무용단·장애인, 맨발의 어울림

등록 2023.08.07 16:45:50수정 2023.08.10 0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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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무용단, 장애인국제무용제 개막 공연 맹연습

3대 1 오디션 뚫고 선발된 장애인무용수 4명과 호흡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연습실에서 경기도무용단 단원들과 선발된 장애인 무용수들이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2023' 개막작 '메타프리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2023.08.07.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연습실에서 경기도무용단 단원들과 선발된 장애인 무용수들이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2023' 개막작 '메타프리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2023.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앞이 보이지 않아서 디테일한 동작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춤추고 있어요. 경기도무용단과 KIADA2023 개막공연을 멋지게 보여드릴게요."

7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김해랑(50·여)씨는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2023' 개막작 '메타프리즘'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경기도무용단은 오는 1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KIADA2023'에 초청됐다. KIADA사무국과 경기도무용단은 장애인 협업 작품을 위해 지난 1월 장애인무용수를 선발하는 오디션을 진행했고,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4명이 선발됐다.

이날 연습에는 오디션으로 뽑힌 김해랑씨와 시각장애인 장해나(32·여)씨, 뇌병변을 앓는 전정아(23·여)씨가 참여했다. 함께 선발된 지체장애인 김정훈(48)씨는 이날 연습에 참여하지 못했다.

개막작 메타프리즘은 확장성, 공간의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관점을 지닌 신조어 프리즘(prism)을 합성한 말이다.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 사고나 행동의 한계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았다.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음악이 흘러나오자 맨발의 무용수들이 하나둘 나와 현란한 몸짓을 선보였다. 두달여간 어느덧 16번째 진행된 연습, 단원과 장애인들은 익숙한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순조롭게 안무를 이어갔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얼추 '무용수'처럼 춤을 추게 된 것은 피나는 연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무용단 단원들은 중간중간 세 사람에게 조언을 하기도 하면서 연습을 이끌어갔다.

전정아씨는 "전반적인 부분을 배우고 그 감정을 이해하더라도 뇌병변 장애 때문에 몸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힘들긴 하지만 음악을 많이 듣고 영상 보면서 틈틈이 연습하면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원들이 장애가 있는 저를 이해해 주고 움직임을 함께 고민하면서 예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도 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연습실에서 경기도무용단 단원들과 선발된 장애인 무용수들이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2023' 개막작 '메타프리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2023.08.07.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7일 오후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연습실에서 경기도무용단 단원들과 선발된 장애인 무용수들이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2023' 개막작 '메타프리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2023.08.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거울을 표현하는 도구가 함께 나오는 공연 중간중간 단원들은 시각장애인 김씨와 장씨가 행여 부딪히기라도 할까 어깨를 감싸 방향을 알려주기도 했다.

김해량씨는 "안무 중간중간 단원들이 제가 가야 할 방향이나 각도를 맞춰주면 외워둔 발걸음 수를 세어서 움직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무용이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역동적인 안무라서 즐겁게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해나씨는 본인의 동작이나 다른 사람들이 표현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느낌이 중요한 공연인데 보지 못하니까 그 부분이 제일 어렵다. 단원들의 도움으로 설명에 따라서 나름대로 표현하고 있다"라고 했다.

안무자인 최은아 경기도무용단 수석단원은 "장애인 무용수들이 빠르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연습에 임해주셔서 즐겁게 공연을 준비하고있다"면서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메타프리즘을 통해 장애인무용수들과 서로의 다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덕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은 "일회성 초청 공연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소중한 기회를 만들고 싶다. 신체적 제약 속에서 안무를 해내는 장애인무용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많이 배우고 영감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협업자로서 작품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ADA는 2016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장애인국제무용제다. 동시대의 장애인무용예술가와 공연예술가 간의 협업을 시도, 상호 이해를 높이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막무대는 경기도무용단 말고도 Indepen-dance(스코틀랜드), Nalitari(인도네시아) 무용단이 참여한다.

공연은 장애인무용예술생태계 확산 및 공유를 위해 전석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아르코예술극장 홈페이지 또는 고객지원센터(02-3668-0007)로 예약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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