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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 기각에 검찰 수사 제동…"백현동 의심" 불씨는 남아

등록 2023.09.27 03:33:48수정 2023.09.27 15: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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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검찰 탄압' 옥중 서신 요구"

검찰 제시했지만, 법원서 인정 안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3.09.2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3.09.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가운데,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결정이 나오면서 검찰의 정점에 이른 수사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도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에 관여한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 수사의 불씨는 남았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출입 기자단에 795자 짜리 기각 사유를 전했다. 일반 영장 기각 사유 설명이 10~20여자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구체적이다.

유 부장판사는 혐의 소명과 증거인멸 염려로 큰 주제를 나눈 뒤, 위증교사·백현동·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각각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종합한 결과를 밝혔다.

우선 백현동 의혹에 관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서 배제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하기 때문에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됐다고 봤다.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평가는 보다 직접적이다. 유 부장판사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검찰의 혐의 소명이 부족했다는 의미로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 부장판사도 백현동 의혹에 대해 이 대표 관여가 의심된다고 밝힌 이상 이 대표도 타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증거인멸 염려도 인정되지 않았다. 위증 교사와 백현동 의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인적·물적 증거가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이 핵심적으로 주장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직접 개입했다고 단정할 자료는 부족하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 진술은 재판부가 신빙성을 판단할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정치인이 지난 7월 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부지사와 접견하면서 "위에서 '검찰이 탄압해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취지의 옥중 서신을 써달라고 한다"라고 말했다는 녹취록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이 대화에서 '위'는 이 대표 등을 뜻한다고 봤다.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이 전 부지사의 아내의 연락처를 전달받은 문자 메시지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이 번호로 이 전 부지사의 아내에게 연락했고, 검찰 진술을 뒤집는 진술서를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위증 교사 혐의를 받는 것도 증거인멸 염려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이 열리면 같은 방식으로 말 맞추기를 할 우려가 있고, 진술을 한 참고인 대부분이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근무했던 하급자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 부장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해서 어떤 작용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대지 못했다"는 변호인 주장이 현 단계에서 타당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장판사는 구속 사유 중 하나인 도주 우려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재판을 회피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배재로 200억 손해를 입힌 혐의, 스마트팜 및 방북 비용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북한에 대신 납부하게 하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혐의,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위증 교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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