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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 "바빠진다"…반도체 전쟁, '총수 네트워크 경쟁' 확전

등록 2024.04.29 12:57:31수정 2024.04.29 14: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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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 고객사 넘어 소부장 기업들과도 네트워크 강화

"총수 네트워크, AI 속도전 대응 차원"

[서울=뉴시스]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자이스 그룹 CEO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4.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자이스 그룹 CEO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4.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선점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의 총수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직접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의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고, 자이스의 공장에서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 생산 과정을 살폈다. 삼성전자는 연내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EUV 기술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 중인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이날 회동에는 세계적인 네덜란드 장비 기업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신임 CEO도 동석했다. 푸케 신임 CEO는 최근 ASML CEO로 임명되자마자 이 회장에 방문에 맞춰 독일로 향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피터 베닝크 ASML 전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지난해 5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기도 했다.
 
이 같이 이 회장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등 고객사 뿐만 아니라 소부장·IT 분야까지 넓혀 반도체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해가고 있다. AI 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AI향 반도체에도 기존보다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요구되면서 각종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AI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무진 차원의 협력 논의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총수가 직접 전략의 방향성을 잡아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 반도체 선점을 위해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 분야의 협력을 모색했다. 그는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젠슨 황 CEO와 찍은 사진과 "우리의 파트너십으로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자"는 황 CEO의 사인을 올렸다.

이번 만남에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HBM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의 협력 방안이 세부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부스를 방문해 삼성의 HBM3E에 '젠슨 승인'이라는 사인을 남겼다. 삼성과 SK의 네트워크 싸움이 글로벌 팹리스인 엔비디아를 중심으로도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반도체 업계에서도 총수들이 직접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총수들이 반도체를 넘어 AI, IT 기업들을 만나기 위해 더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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