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관 투자자들, 두나무 투자 회수 검토…왜

에이티넘인베스트 투자 원금 대비 71배 `초대박'

실적 기대 크지만…일부 투자자들 "추가 상승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최근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거래소 두나무 주식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지분 전량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올린 수익률은 70배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에 투자했던 일부 기관들은 두나무의 실적과 IPO 추이를 살펴보면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투자자금 회수를 검토 중이다.

신주투자 2017년…펀드만기·밸류 변동폭 주주 손바뀜 '심화'

두나무는 2013년부터 외부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가 2억원을 최초 투자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7억원에 불과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있는 기사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뉴스메이트' 서비스를 운영할 때였다.

2015년 두나무가 증권 거래 서비스 '증권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증권사들과 거래 연동을 준비하면서 2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출시 1년7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이 2조원 수준이었다. 우리기술투자는 본계정을 활용해 5억원 투자했고, 퀄컴벤처스도 15억원을 투자했다. 같은해 다음카카오도 업무 협약을 하면서 30억원을 베팅했다.

두나무의 신주 투자 유치는 2017년이 마지막이다. 업비트를 10월 출시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독보적인 1등 거래소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25억원을 투자했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이용해 구주와 우선주를 투자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스톤브릿벤처스, 대성창업투자 등도 구주투자를 이어갔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억원으로 수준으로 다음카카오가 투자했을 당시 보다 2.8배 가량 높아졌다.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내놓은데다 암호화폐 불장이 이어지면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21년 1조원으로 증가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됐다. 당시 초기 투자자들의 펀드만기가 도래한 데다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퀀텀 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구주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주주들의 변동폭도 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퀄컴의 지분을 인수해 583억원2952만원을 투입해 6.15% 지분을 확보하며 5%이상 주주로 참여했다. DSC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새한창업투자, 하나금융투자, 알토스벤처스 등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구주를 주당 20만원대로 인수했다. 대성창업투자도 세컨더리펀드를 청산하면서 주당 50만원 이상으로 으로 두나무 회수를 마쳤다. 당시 기업가치는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1조5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두나무는 매월 수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에 현금 창출 능력이 탁월한 곳으로 손꼽히며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신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없는 까닭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되는 신주 발행 방식 투자 유치는 지양했고, 구주 매출을 통한 투자 유치가 지속됐다.

그 결과 기관투자자들에 기록적인 회수 실적을 안겨줬다. 특히 비교적 초기에 투자했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70억원을 투자해 약 5000억원을 회수하며 지분 전량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원금 대비 71.4배를 회수한 셈이다.

이후 통화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서 투자시장이 얼어붙었고 가상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2022년 카카오가 두나무와 보유했던 다른 기업들의 지분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현물출자할 당시 기업가치는 5780억원으로 산정되기도 했다.


 

IPO 가능성 미지수, VC 하반기 조기 회수 '타진'

두나무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50억원으로 515.4%나 급증했던 두나무는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두나무의 연결 기준 2024년 1분기 매출은 5311억원으로 전년 4분기(3307억원)와 비교해 6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4분기(2404억원)보다 39.6% 늘어난 33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23년 4분기(3482억원)와 견줘 23.2% 감소한 2674억원이다.

외부 요인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거래량 증가했다.

때문에 기관투자자들도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회수를 타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7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두나무 비상장주가는 3월 14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다시 11만 원대로 하락했다. 추정 시가총액은 3조9718억원 수준이다. 

두나무의 5%이상 주주들은 우리기술투자,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대다수의 주주들은 지분 일부를 회수했기 때문에 5% 미만 주주에 해당한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도 지분 일부를 회수했고, DSC인베스트먼트는 지분 절반을 회수했고 17만주 가량이 남아있다.

현재 장외주가가 주요 주주들의 주당 단가 대비 절반 수준이라 회수 시점을 타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VC관계자는 "두나무도 조심스러운 상황이고 IPO 시점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ETF 승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제도권 내로 편입이 가능할지 금융당국의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잔여지분을 보유한 대다수의 기관들이 회수 일부는 회수했지만 투자 당시 기업가치보다 떨어져 회수 시점은 하반기가 될 수도 있고 그 이후까지 관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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