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욕심에 흔들린 '뿌리'…실적 꺾이고 주가는 추락[한미약품 '가족의 난'②]
3분기 실적 주춤…연초 대비 주가 하락
"긴 분쟁에 기업역량훼손 가능성 반영"
"자기파괴적 싸움…산업전체에 악영향"
[서울=뉴시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7일 오전 임시이사회에 참석하는 모습. 2024.09.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1년 가까이 이어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주가 하락과 3분기 실적 하락까지 이어지며 기업 역량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 전인 올해 1월3일 최고점 37만7000원이던 것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7일 14.7% 하락한 32만1500원에 장마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견조했던 상반기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주가가 13% 이상 하락한 것은 기업역량 훼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가 우려된다"며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된다면 한미약품의 기업 역량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실적도 꺾였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4% 줄었다. 매출 3621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350억원으로 42.3% 줄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로, 중국에서 발생한 폭우·홍수로 인한 북경한미 실적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일시적 영향이라면 4분기에 얼마나 회복될지 주목된다.
한미약품과 경영권 갈등 구도를 그려내는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역시 3분기에 영업이익(224억원)이 전년 동기 보다 37.2% 줄었고, 순이익(173억원)은 44% 줄었다.
이에 대해 3인 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이러한 급격한 수익성 악화는 헬스케어 사업 부진과 더불어, 한미약품의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고, 불필요한 용역비를 지출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직원들도 혼란에 빠져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산업 최초 기술 수출 신화를 쓰고 업계에서 신약 개발 리더 역할을 했던 기업이다. 끝없는 가족 간 공격과 이로 인한 조직 변화 속에서 미래를 이끌 씨앗 발굴의 중심 역시 흔들렸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신약 개발에 꼭 필요한 추진력과 의사결정 등에서 1년 이상 공백이 생겼을 거란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건 등 자기파괴적이고 소모적인 싸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누가 경영권을 쥐게 되더라도 기업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한미약품그룹을 넘어서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대한 인식에도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라 빠르게 분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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