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수출 먹구름?…1기 무역 성적표 보니[세쓸통]
4년 간 수출 3% 늘어…코로나에도 선방
대미 수출 11%·대중 수출 6% 모두 증가
"IRA·칩스법 폐지 여부 변수"…안심 일러
"셰일 가스 구매해 대미 무역흑자 줄여야"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024.11.06.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약 62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국 견제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뿐 아니라 대중 수출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전후 우리나라 수출액을 비교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오히려 조금 늘어났습니다.
특히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에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나 선방한 셈인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첫 해였던 2017년 우리나라 수출은 573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6년 4954억 달러와 비교해 무려 15.8% 상승한 것입니다.
2018년에도 6048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으나 2019년과 2020년 잇따라 수출이 감소하면서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 우리나라 수출은 5125억원이었습니다. 임기 전인 2016년 4954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3%, 소폭 상승한 것입니다.
[세종=뉴시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네이너가 쌓여 있다. 2024.11.10. [email protected]
대미 수출로 좁혀보면 상승폭은 더욱 큽니다.
우리나라 대미 수출은 2016년 664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20년 741억 달러로 약 11% 상승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줄어든 수입의 일부분을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게 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트럼프 1기에 감소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중 수출은 2016년 1244억 달러였다가 2020년 1325억 달러로 약 6% 늘었습니다. 2018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26.8%로 최대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우리나라 수출이 오히려 성장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1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대미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이 폐지될 경우 한국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대미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대미 수출을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중국이 유럽이나 제3세계 시장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할 텐데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약세였던 우리나라 전기차가 수혜를 입을 수는 있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 수준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기술 수준이 높은 첨단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는데, 전통 반도체까지 제재를 확대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글로벌 통상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우리나라 수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대미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을 늘리면 수출을 줄일 유인이 다소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백 교수는 "우리로서는 중동에서 수입하던 천연가스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셰일 가스로 일정 부분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며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수입은 유지하면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소통을 늘리는 한편 국내에서는 관련 업계와 간담회를 통해 수출 리스크를 점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각료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며 "우리 산업계하고 계속 긴밀하게 민관 협력 체계를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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