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증안펀드, 언제든 투입 준비…상법 개정은 부작용 우려"
KBS 일요진단 라이브…"당분간 미국 外 시장 부진 가능성"
개미 울리는 합병·분할제도 개선 추진
비트코인 보수적 입장 유지…"투자자 보호 우선"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주식시장의 큰 하락에 대비한 안전판으로 증시안정펀드를 언제든 투입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야당에서 발의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주가에 부작용 우려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하며 정부가 준비 중인 증시 '밸류업'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니 단기적으론 (미국 주식이 강세를 보이는) 지금 상황이 지속되고 다른 나라는 부진한 현상이 갈 수 있겠다"며 "코로나 때 등 증시가 많이 위축됐을 때 쓰던 정책 수단들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증시안정펀드에 대해선 "여전히 유효하고 언제든 준비해 '시작하자' 하면 바로 투입할 기관이 준비돼 있다"면서도 "다만 주가를 부양한단 측면보다 안전판 역할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증시안정펀드는 지난 2020년 코로나 펜데믹으로 코스피가 1400포인트(p)대까지 후퇴했던 증시의 구원투수로 약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다.
그는 근본적인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해 "기업 지배구조가 더 투명하게 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그 방법이 상법 개정일지는 좀 지켜봐야 할 문제다. 상법 개정안은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상법상 이사는 회사에 대해 충실의무를 다하게 돼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사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고려하도록 의무화해야 하다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계 투기 자본이 (주주로서)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러면 기업들은 대응을 위해 자본을 쓸 수 있고 기업들 가치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지배구조 문제가 주로 합병, 분할 측면에서 문제가 됐던 것이라 판단해 여기에 대해선 제도를 개선하려 한다. 합병은 시가로 합병 비율을 산정하다보니 이사회 결의 타이밍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한쪽 일반주주가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케이스가 있어 기준주가로 하던 부분을 폐지하고 이사가 공정한 가액으로 평가할 수 있게 외부평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분할의 경우 우량한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시키면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 자회사가 상장할 때까지 자회사의 주식을 일정 부분 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밸류업 기업들이 배당을 할 경우 법인세, 배당의 소득세를 깎아주는 법안이 국회에 있다. 그게 통과되면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세법 개정 의지도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한 것에 대해선 "아직 법이 통과되진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여야가 통과시켜주면 불확실성이 해소되겠다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자산 적극 육성을 예고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현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실제로 취임하고 정책이 나오는 걸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어느 수준까지 육성할지는 미국 정책 변화로 인해 다른 나라 스탠스가 바뀌느냐와 국내 여건도 좀 보고 판단할 문제"라며 보수적 입장을 고수했다.
또 비트코인을 국가 비축 자산으로 편입하는 것에 대해선 "현재로 봤을 땐 먼 얘기.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이슈"라며 "가상자산은 경제적 의미가 무엇인지 의문이 있기 때문에 정부로선 불공정거래 등에 더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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