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김종인이 선거에서 한게 뭐 있냐"…김 대표 체제에 태클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진영에서 김종인 대표 체제에 대해 서서히 반기를 들고 나서는 모습이다. 김 대표가 선거 압승 이후 당 대표에 의욕을 보이고,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전격 동조하는 등 당 운영에 전권을 행사하자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은 특히 총선 승리에 대한 공(功)이 대체로 김 대표에게 집중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먼저 범친노계인 정세균 의원은 22일 뉴시스와 만나 "(공천에) 잘못된 측면이 있었다"며 "김 대표 서포팅 그룹이 조금 실점을 했다"고 비대위원들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놓고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간의 갈등이 노출됐던 것에 대해서도 "그런 것도 유능하게 했어야 했다"고 점수를 높게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이견이 국민에게 표출되면 손해"라며 "김 대표의 공도 있고 운도 실력이지만 공천을 더 잘했으면 의석을 더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세균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은 공천 과정에서 상당수 낙마했다. 아무래도 정 의원 입장에서는 김 대표에게 좋은 감정을 갖긴 어려운 것이다.
설훈 의원은 아예 김종인 대표가 선거기간 역할을 한 게 없다고 쏘아붙였다. 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김종인 대표가 한 역할이 뭐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설 의원은 "(김 대표가) 초기 공천 과정에서 혼돈을 정리하는 등 적어도 셀프공천 전까지는 잘 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는 완전히 가버렸다. 때문에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고 하면 그건 정확히 보고 하는 판단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김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때까지 당을 맡아 달라고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전체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지, 문 전 대표가 한 이야기를 가지고 못 물러나겠다고 한다면 그것도 좀 이상한 것"이라고 깎아 내렸다.
또 대표적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심 없는 시스템 공천을 하고 비례 공천 파동 없이 문재인 호남방문을 훼방놓지 않았다면 더민주가 과반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정 의원은 "총선 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셀프수상의 월계관을 쓰려는 자는 자중자애하라"고 김 대표 등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친노계의 이같은 김 대표 비판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합의추대론'으로 이어졌다. 당연히 한결같은 반대 주장이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추대론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임 전 의장은 "민주정당 아니냐"며 "모두가 다 (추대해도) 된다고 한다면 모르지만 대표 후보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장은 나아가 김 대표가 언론에 "문 전 대표가 (삼고초려 당시) 대선 때까지 당을 맡아달라고 당부했다"고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그것을 굳이 공개한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의원은 이날 "그 이슈(합의추대론)는 계속 끌고갈 이슈가 아니다"라며 "누구 한 명이라도 (당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면 안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친노계인 전재수 당선인도 "당연히 경선을 해야 한다"며 "합의추대 이런 것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든지 이럴 때 하는 것이지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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