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2년 대선 직전 '박근혜 당선 기원 작두굿' 열렸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18대 대선 투표를 한달가량 앞둔 2012년 11월께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는 굿이 벌어졌다는 C굿당. 2016.1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이혜원 기자 =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수도권에 있는 한 굿당에서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는 작두굿을 벌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18대 대선 즈음에 박근혜 굿이 벌어졌다는 주장은 선거 당시부터 제기됐으나 새누리당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는데, 이를 뒤집는 구체적 정황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굿 목격담이 나온 것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투표일 전날에 굿판이 벌어졌다는 내부자 폭로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뉴시스 12월13일 '[단독]2007년 계룡산서 박근혜 당선 기원 굿 열렸다' 기사 참조>
14일 뉴시스 취재결과 18대 대선 투표를 한달가량 앞둔 2012년 11월께 경기 북부에 있는 C굿당에서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는 굿이 벌어졌다.
C굿당은 무속인들 사이에서 소위 '기도발'이 좋은 곳으로 통한다. 특히 C굿당은 산속에 위치한 덕에 세간의 눈을 쉽게 피할 수 있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주 굿판을 벌이는 장소로 알려졌다.
문제의 굿이 벌어질 당시 굿판엔 '친박(친박근혜)' 핵심 정치인의 사조직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친박 핵심 정치인의 부인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투표 바로 전날 계룡산에서 박근혜 굿을 주도하기도 했다.
C굿당 굿판에 참석했던 인물은 신원미상의 여성이 대부분이었고, 박 대통령은 현장에 있지 않았다.
이날 박근혜 후보 당선 기원 굿을 한 무속인은 지방에 개인 사찰을 갖고 있는 60대 여성 K씨로 확인됐다. K씨는 1990년대 후반께 신병을 앓다가 내림굿을 받은 뒤 무속인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K씨는 지난해부터 돌연 무속인 활동을 하지 않고 의문의 잠적을 했으며, K씨의 사찰 역시 현재 문을 닫은 상태다.
당시 굿 현장에 직접 있었던 한 목격자는 "K씨가 박근혜 굿을 한다며 오라고 해서 C굿당에 갔다"면서 "난 중간에 도착했는데 K씨가 작두 타는 모습을 봤다. 와 있는 사람들은 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거기서 굿을 많이 해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목격자는 "K씨가 누구의 요구를 받고 박근혜 굿을 했는지 나는 모른다"며 "요즘 들어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들(최순실 일가 지칭)을 당시 굿판에서 본 기억은 없다"고 전했다.
K씨의 최측근 인사도 "K씨가 박근혜 굿을 해줬다는 말을 본인한테 직접 들었다. 사실일 것"이라며 "더 이상은 묻지 말라"고 취재진을 경계했다.
또 C굿당 관계자는 "K씨가 누구를 위해 굿을 벌였는지까지는 내가 모르지만, 그가 이곳에서 굿을 한 것은 맞다"며 "지금은 굿을 거의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굿을 하러 오면 시간을 너무 오래 끌거나 장소 대여비도 적게 내는 등 피곤하게 하는 보살들이 있는데 K씨는 그렇지 않고 뭐든지 깔끔해서 굿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12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나꼼수)를 통해 원정스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5000만원짜리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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