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관련,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경 조짐
【서울=뉴시스】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북한 국적 남성 용의자 4명. 왼쪽부터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리재남. 이들은 김정남 암살 당일인 13일 모두 비행기로 말레이시아를 탈출했으며, 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 러시아를 거쳐 17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일본 아사히 TV 뉴스 캡처) 2017.02.20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 이상의 추가적인 제재·압박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중국이 최근 대북 압박에 적극 나서고 있어 향후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19일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수사 결과 중간 브리핑에서 주요 용의자들이 북한 국적이라고 발표하자 곧바로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은 그동안 반인륜적 범죄와 테러행위를 자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최근 미국 하원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와의 대북압박 공조를 더욱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또한 20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북한이 이러한테러행위들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배후에 북한 비밀공작원이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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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깡패국가'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을 법적으로도 테러로 규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거라는 관측이다.
북한 정권이 잠재적 위협요소로 평가되는 인물을 제3국 공항에서 독살하는, 잔혹한 범죄의 배후라는 점을 근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오헤아 킨타나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침해 실태의 책임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보고서에도 책임 규명 부분에 관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김정남 피살 사건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있다. 2017.02.20. (사진=총리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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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부 관계자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일이긴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가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며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 공론화 등 다양한 형태의 대북 압박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시험발사와 김정남 피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관측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이 장성택을 처형한 후 2년 가까이 북한과의 경색 국면을 이어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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