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대체안 시작부터 삐끗…공화당 내부서도 반발
【워싱턴=AP/뉴시스】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공화·켄터키)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화당이 마련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오바마케어와 별 차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7.03.08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들은 새로운 법안이 오바마케어와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비슷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WP는 오바마케어 대체안에 반발하는 보수파 의원들이 상하원 모두 공화당 내 과반수를 차지하지는 않지만 법안을 좌초시킬 정도의 세력은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오바마케어 대체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보수파 의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원이 공개한 오바마케어 대체안이 원안을 유지한 채 자신의 책상에 올라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면담 참석자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안에 회의적인 의원들을 직접 설득할 계획이라며 대체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공화당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케어 대체안에 가장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진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7일 폭스뉴스에 출연 "이것(대체안)은 오바마케어 라이트 버전"이라며 "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친구인 랜드 폴은 오바마케어가 재앙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의료보험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대체안에 반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원에서 공화당 이탈표가 21표가 넘지 않아야 대체안이 하원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대체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단순 과반이 필요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케어 대체안을 너무 성급히 통과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여러 상원의원들이 비용 문제를 재검토하는 등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입법을 서두르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또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미 오바마케어가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공화당이 내용보다는 대체안을 만드는 그 자체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케어 대체안은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세액 공제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으로, 개인 소득 대신 연령이나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정부 의료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민간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메디케이드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제한하도록 했다.
일부 보수 성향 단체들도 오바마케어 대체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단체인 '프리덤워크스(FreedomWorks)'와 '성장을 위한 클럽(Club for Growth)'은 오바마케어 대체안은 공화당 선거 공약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성장을 위한 클럽은 성명에서"(대체안이) 정부가 운영하는 형태의 의료보험으로 그대로 유지된다면 우리는 이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5000개 병원을 대변하는 미국병원협회도 연방의회 예산국(CBO)이 오바마케어 대체안의 비용을 산정할 때까지 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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