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누드모델 몰카범 소속사 "아니라고 해서 믿었는데…"
"범인 아니라고 자신있게 주장, 아직도 믿기지 않아"
"교수, 학생들 고생 알아 마음 무거워…진심 사죄"
11일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피해 모델과 전날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해 모델 안모(25·여)씨가 소속된 에이전시 측의 사죄문이 올라왔다.
에이전시 대표는 입장문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몇차례 모델에게 물었으나 범인이 아님을 자신있게 주장해 의심을 접었던 차에 기사로 가해자임을 알게 됐다"며 "아직도 이게 사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적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 교수님, 관계자들께서 말못할 고생을 했던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마음이 더욱 무겁다"며 "(저는) 약 15년간 인체모델을 했으며 홍대에서도 많은 모델링을 했다. 일과 관계된 갑을 관계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대표로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함과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델들 또한 이 일이 같은 모델이 행한 일이라는 데 속상해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에 미연에 방지했어야 했는데 많은 부분을 놓쳤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학교와 모델 양쪽에 큰 피해를 입힘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다만 한 모델과 그 모델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제 잘못이 클 뿐, 학교 측과 그 모델에 대해 잘 몰랐던 여타 동료 모델들은 잘못이 없으며 화살이 또 다른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썼다.
에이전시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가해 모델이) 평소에 깍듯하고 일도 잘하고 다른 남자 모델과도 트러블이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놀랍다)"며 "본인은 계속 아니라고 해서 믿었는데 저도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피해 모델도 동료 모델이 찍을 줄은 몰랐다며 놀라했다"면서 "피해 모델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처리됐음 좋겠다고 했는데 이슈가 너무 커졌다. 범인이 잡힌 것보다도 지인들한테 너무 연락이 오고 앞으로 생계가 가장 걱정된다고 한다"고 걱정했다.
홍대 미대 회화과 학생회는 입장문을 공유하며 "회화과에서는 앞으로 안전하고 원활한 누드모델 수업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대 회화과는 지난 3일 교수와 학생대표 등의 참여 하에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향후 누드 수업 진행시 휴대폰 회수, 누드모델 휴게공간 마련, 누드수업 진행 사전 교육 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홍익대 회화과 전공수업 도중 남성모델의 나체를 몰래 촬영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모델 안모(25·여)씨를 전날 오후 긴급체포하고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평소에 공기계 휴대폰 1개를 포함한 휴대폰 2개를 쓰고 있었다. 안씨는 애초 경찰에 휴대폰 1대를 분실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피해 모델의 사진을 찍었던 휴대폰을 버렸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안씨가 제출한 휴대폰에서 워마드에 '본인의 활동 내역을 지워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이메일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과정에서 안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저지른 날 피해 모델과 처음 본 사이였으며 당일 다투고 화가 난 나머지 사진을 찍어 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의 중 쉬는 시간에 누드 모델들이 함께 쉬어야 할 탁자에서 피해 모델이 누워 있었다. 이에 '자리가 좁으니 나와라'고 말했으나 피해 모델이 대꾸를 하지 않아 화난 나머지 범행을 저질렀다.
안씨는 "피해 모델이 모델로서의 에티켓을 안 지킨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여성우월주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회화과 누드모델 실기수업에서 무단 촬영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모델의 누드 사진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논란 이후 삭제됐다.
경찰은 지난 4일 홍익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사건을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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