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자연, 어머니 기일에 술접대 하지 않았다
고 장자연
장자연의 어머니 이모씨는 2005년 11월23일 전북 정읍시 시기동에서 별세했다. 사망신고는 그해 12월1일 아들(장자연의 오빠)이 했다. 이는 장자연 유족이 소속사 대표 김모(폭행 등 혐의)씨, 전 매니저 유모(사자 명예훼손 혐의)씨 등을 형사 고소하면서 제출한 제적등본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MBC TV 'PD수첩'은 7월 24, 31일 '장자연'편 1, 2부에서 "장자연은 2008년 10월28일 청담동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TV조선 방정오 대표에게 술접대를 해야 했다. 이날은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장자연은 어쩌면 이날만큼은 가족들 곁에 있고 싶었을 것"이라고 방송했다.
'PD수첩'은 범죄심리학 교수의 입을 빌려 "어머니에 대해 죄책감 같은 것을 가장 느꼈을 것이다. 어머니의 기일에도 그런 행위를 강요받은 것이 회복하기 힘든 처참한 심정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이는 자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에피소드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날 술접대를 장자연이 4개월여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원인의 하나로 해석했다.
'PD수첩'이 이날을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로 지목한 것은 방송에서 '장자연 로드매니저'라고 소개한 이지원(가명)씨의 잘못된 경찰 진술 탓이다.
'PD수첩'은 물론 이전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지원씨는 장자연의 유족이 제기한 형사고소와 관련해 장자연 사망 보름 뒤인 2009년 3월23일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지원씨는 당시 "장자연이 2008년 10월28일 조선일보 젊은 사장을 청담동 유흥주점에서 접대했는데 중간에 차에 와서 누군가와 통화하며 '어머니 기일인데 (소속사 김모) 대표가 접대를 시켰다'고 말하면서 울었다"는 요지로 진술했다.
선행 보도들에서도 장자연의 어머니 기일 술접대 관련내용이 일부 다뤄지기는 했지만 'PD수첩'만큼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PD수첩'은 방 전 대표의 실명과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날 방송분은 연예매체로 시작해 일반매체까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로 인용되며 논란을 키웠다. 'PD수첩'측은 유튜브 채널에 '장자연 어머니 기일, 방 사장 아들 방정오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제목으로 5분25초 분량의 클립까지 올린 상태다.
문제의 '2008년 10월28일'이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지원씨가 그날 차에서 들었다는 장자연 발언의 실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장자연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해가 그보다 불과 3년 전인 2005년으로, 장자연이 기일을 착각할 가능성도 매우 적어 이지원씨 진술의 진위 여부를 따져볼 필요성이 생겼다.
법조계 인사는 "경찰도 이지원씨의 진술만 믿고 간단한 사실 확인조차 소홀히 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또한 장자연 사건 부실 수사 논란의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장자연 사건을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들면서 수사기록 5000여장 등을 검토했다는 'PD수첩'측도 팩트 체크를 제대로 했느냐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PD수첩'측은 "취재 과정에서 해당 서류는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경찰도 그날을 기일로 인지한 데다 타 방송에서 6개월 전 이를 보도한 뒤 반론도 나오지 않아 이지원씨 진술을 신뢰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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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장자연편 프로그램' 관련 정정보도문
뉴시스는 2018년 12월 25일 <[단독]장자연, 어머니 기일에 술접대 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2018년 12월 30일 <[단독]MBC PD수첩 '장자연'편, 조서 대신 준비서면 방송...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자연 어머니의 제적등본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이 술접대를 한 날로 알려진 '2008년 10월 28일'은 장자연 어머니의 기일이 아니며, 그날 장자연은 차 안에서 울다가 술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장자연 어머니의 제삿날은 제적등본과는 달리 음력 9월30일로 2008년 10월28일(음력 9월30일)은 장자연 어머니의 제삿날이 맞고, 장자연이 그날 차 안에서 울다가 다시 술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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