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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노동자 최저임금에 '주휴시간' 포함…상여금 등 임금체계 개편

등록 2018.12.31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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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약정휴일 시간과 수당은 모두 제외키로

5인 미만 일자리안정자금 13만→15만원

월급 노동자 최저임금에 '주휴시간' 포함…상여금 등 임금체계 개편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그간 관행으로 자리잡아온 법정 주휴시간이 내년부터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가릴 때 포함된다. 다만 노사가 합의해 정한 약정휴일 시간과 수당은 계산에서 빠진다.

또 고연봉 노동자가 낮은 기본급으로 최저임금에 위반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여금 지급주기를 월 단위로 바꾸는 등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최장 6개월간 시정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날 확정·의결된 개정안에 따라 월급제 노동자의 최저시급 산정을 위한 산정방식에 주휴시간은 들어가고 약정휴일 시간은 제외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 유급휴일을 보장토록 하고 통상 한 주에 15시간(하루 3시간) 이상 일하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8시간)를 주휴일로 해석, 유급휴일을 주도록 했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 65년간 이어진 법정 수당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주휴수당 추가부담이 아닌 이처럼 법적으로 규정된 주휴시간과 수당을 모두 월급의 시급 환산 때 포함하는 게 골자다.

앞서 국회는 5월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종류를 기본급과 상여금, 복리후생비(분자)로 늘렸다. 관건은 시급으로 나눌 때 산정하는 노동시간(분모)이었다. 재계는 주휴시간을 제외한 월 소정 근로시간인 174시간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급이 분자에 포함된 만큼 월 주휴시간 35시간을 더한 209시간을 기준으로 월급 노동자의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을 기준으로 주 40시간을 일한 노동자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174만5150원(8350원×209시간)을 받아야 최저임금 위반이 아니다. 그러나 경영계 주장대로 주휴시간을 제외하고 최저임금을 계산하면 145만2900원(8350원×174시간)만 지급해도 최저임금을 지키게 돼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16.7%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고용부는 전했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과정에서 약정휴일수당까지 최저임금법으로 지급을 강요한다는 우려가 있어서 약정휴일에 관해선 최저임금 시급 산정 시 수당과 시간을 모두 제외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미 1986년 최저임금법 제정 이후 산업현장에서는 월환산액 결정 시 209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관행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위원회는 2016년부터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 209시간을 기준으로 한 최저임금 월 환산액을 병기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현장 등에 관행이 형성돼 있다는 게 노동부의 입장이다.

특히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매년 월환산액 병기 의결 시 경총 등 사용자단체도 참석해 이를 공유하고 동의한 상태다.

아울러 내년에는 상여금은 최저임금 월환산액의 25%를 초과하는 부분, 복리후생비는 7%를 초과하는 부분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고연봉 노동자임에도 최저임금에 위반되는 문제는 기본급이 전체 급여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불합리한 임금체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정 최저임금법은 격월, 분기별로 지급되는 상여금 등에 대해 취업규칙을 통해 지급주기를 변경하는 경우 노동조건의 불이익 변경이 아닌 만큼 노동자 과반수 의견을 듣기만 하면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 조항을 뒀다.

정부는 개정 취지를 반영해 상여금 지급주기를 변경하기 위해 단체협약을 개정해야 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위한 최장 6개월의 시정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최저임금액 수준만을 받고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 분들에 대한 최저임금 위반의 경우는 원래대로 별도 시정기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보장이라는 최저임금법의 본래의 취지는 확실하게 산업현장에서 실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주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내년에도 2조8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5인 이상 사업장에는 올해처럼 노동자 1인당 월 13만원을 지급하되, 지불능력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주에 대해서는 노동자 1인당 2만원씩 추가된 15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해 210만원 이하(최저임금 120%) 노동자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고령자 고용안정을 위해 55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한 300인 미만 사업주, 10일 이상 근무한 일용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 등에게도 안정자금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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