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김영철 2차 美 방문도 철저히 함구…왜?
정상회담 준비 차원 방미…지난해도 보도 않아
내부적으로 선전할 내용 없다고 판단한 듯
북미 2차회담 개최 불확실성도 고려 가능성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 맨 앞부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아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2019.01.20
북한 관영매체는 김 부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귀국길에 오른 다음 날인 22일까지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가 통상 주요 인사의 해외 방문 소식을 하루 정도 늦게 밝혀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후에도 보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 부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미국 측의 경호를 받으며 숙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미국 방문 둘째 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그리고 셋째 날 오후 댈러스 국제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가 미국 방문길에 오르기 위해 중국을 경유한 시점부터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또다시 중국을 경유한 시점까지 거의 모든 동선이 현지 언론에 노출됐으나, 북한 매체는 관련 사실을 단 한 줄도 내지 않았다.
앞서 김 부위원장이 지난해 5월29일부터 6월4일까지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했을 때도 북한 매체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두 차례의 미국 방문이 모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타진하려는 목적인 만큼 내부적으로 선전할 내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점도 염두에 뒀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방문 둘째 날 폼페이오 장관과 트러프 대통령을 만난 후 오찬 이외의 공식 일정은 진행하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김 부위원장이 마지막 날 출국 전까지 숙소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일종의 시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 제재 완화에 대한 적극적 호응을 요청하고 이에 대한 답을 기다렸을 거라는 것이다.
이번 미국 방문으로 정상회담 의제가 최종적으로 조율되지 않았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과 미국이 스웨덴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보내 19일부터 21일까지 실무협상을 진행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만난 다음 날인 19일 도버 공군기지로 떠나기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이 "믿기 힘들 정도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2월 말에 개최하기로 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며 "장소는 결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 기자회견을 현지에서 확인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 관영매체는 아직 북미 2차 정상회담 2월 말 개최 사실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월9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한 사실을 보도하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 실제 만남이 있기까지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라고 밝힌 이후 관영매체에서 진전된 표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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