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10억불, 1년' 통첩…韓 '1조, 3년' 역제안
韓 "1조 미만·다년' vs 美 "10억 달러·1년' 주장 팽팽
"협상 교착상태"…'1조' 타협 대신 3년 연장 역제안
靑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진행 중…내용 확인 불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상황 보고를 위해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1.21. [email protected]
기존 수준인 9602억원(약 8억4800달러)을 유지하는 선에서 1조원을 넘기지 않는 쪽으로 요구해 온 정부는 금액을 일정부분 양보하는 대신 유효기간 협정을 미국이 제안한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안을 역제안했다.
여권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3년 정도의 근사치로 우리 정부가 역제안했고 현재 협상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쪽은 1년을 고집하고 있어서 교착 상태"라며 "대신 우리는 상징적인 숫자인 1조 돌파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원칙은 '9999억원'이라며, 최대한 원칙을 지키겠으나 타협 카드로 양보하는 안을 검토해 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지난해 3월부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10차례나 벌였으나 총액에 대한 이견 차이로 최종 타결에 실패했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한미 간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차기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고 제안해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기존 수준인 9602억원(약 8억4800달러)을 유지하는 선에서 1조원을 넘기지 않는 쪽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제시한 금액은 1조원 코앞인 9999억원(약 8억8300달러)이다. 이는 기존에서 4.1% 증액한 수준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약 2배 수준인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제시한 뒤 한국이 반발하자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리스 대사가 지난 달 말 정 실장과의 면담에서 10억 달러(1조1300억원)를 최종 카드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대비 약 15% 이상 인상한 수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1조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대신 미국은 차기 협정의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이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다. 올해 협상이 끝난 직후 바로 2020년 협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정부는 '1조'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양보하는 대신 미국이 제안한 1년에서 3년으로 역제안 한 상태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두고 한미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언제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갈 수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달 말 2차 북미 정상회담과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는 시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균열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협상 중인 상황에서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협상에는 여러 기법이 있고, 교착상태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서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1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강 장관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미 간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밝히며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도 새해 들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상황을 매주 의제로 올리며 점검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방위비 분담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그 내용을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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