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1700조 육박…공무원·군인연금이 절반 이상 차지
정부,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 의결
작년 국가부채 1683조…1년새 127조 늘어나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 940조…11.1% 증가
"이자율 낮아져 할인율 하락한 영향 가장 커"
공무원과 군인에게 미래에 연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100조원 가까이 늘어나 연금충당부채의 증가 폭이 컸던 탓이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지출과 비용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발생주의'에 입각한 정부 재무제표상 지난해 국가자산은 2123조7000억원, 국가부채는 1682조7000억원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41조원으로 1년 전(506조7000억원)보다 65조7000억원(-13.0%) 감소했다. 1년 새 자산은 61조2000억원 늘어났지만, 부채는 이의 2배가 넘는 126조9000억원 규모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공무원·군인 연금에 대한 충당부채가 전체 부채의 55.9%를 차지하는 939조9000억원이다. 이 부채는 2014년 643조6000억원에서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규모로 매년 증가해왔다. 공무원연금충당부채가 753조9000억원, 군인연금충당부채가 186조원으로 이뤄져 있다.
연금충당부채의 규모는 결산일 기준 재직자와 연금 수급자에게 장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실제 부채는 아니지만, 조성액이 장차 지급해야 할 금액보다 부족할 경우엔 정부의 일반 재원으로 매워야 하는 돈이다.
지급 시기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한 미래 예측에 기반한 것이기에 국채나 차입금 등 국가채무와는 다른 개념이다. 추정부채지급액은 국채수익률의 최근 10년 평균치를 할인율로 적용해 계산하며 이러한 재무적 가정에 따라 추정액이 큰 폭으로 변동될 수 있다.
실제 정부는 최근 낮은 금리 수준으로 할인율이 3%대로 떨어져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승철 기힉재정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할인율이 0.1%포인트(p) 떨어지면 연금충당부채는 20조원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따르면 할인율 인하, 즉 재무적 요인으로 인한 연금충당부채 증가액이 79조9000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84.9%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1년 전(61.2%)보다 늘었다.
이외의 증가분인 14조2000억원(15.1%)은 재직 공무원의 근무기간 증가(30조7000억원), 수급자에 대한 연금 지급(-16조5000억원) 등 실질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정부는 밝히고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매년 공무원 수가 증가한 만큼 늘어나고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면 감소하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무원 규모가 증원된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 차관보는 "공무원은 입사 후 1년이 지나야 연금을 쌓기 시작하기 때문에 지난해 결산에는 2017년 입사자에 대한 연금충당부채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 기간 채용 규모가 2만8000명으로 부채 규모는 750억원에 그친다"고 밝혔다.
연금충당부채 외에는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648조4000억원) 등 확정 부채와 주택도시기금의 청약 저축 등이 증가하면서 생긴 부채(68조2000억원) 등 비확정부채가 총 742조8000억원으로 1년 새 32조8000억원(4.6%) 늘어났다.
정부는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다음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결산 결과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 반영해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정책적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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