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저고도‧풀업기동 '北이스칸데르' 요격 자신…전문가들 "글쎄"
北, 지난 5월에 이어 25·31일 시험발사 통해 실전배치 서둘러
낮은 고도로 한반도 전역 사정권…요격 회피 '풀업 기능' 과시
정경두 "北 신형 탄도미사일 우리 방어자산 요격성능 범위內"
PAC-2·3, 저고도·마하 7 이상 비행하는 탄도미사일 요격 제한
실전배치되면 '사드(THAAD)'나 '전략표적 타격' 무력화 우려
【서울=뉴시스】군 당국이 25일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평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북한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비슷한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다양하게 시험 발사하며 실전배치를 서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낮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하고, 회피 기동 능력까지 갖춘 신형 탄도미사일을 충분히 요격 가능하다고 자신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요격체계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함경남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도 30여㎞로 250여㎞를 비행했다.
지난 25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50여㎞로, 600여㎞를 비행한 것과 비교해 고도와 비행거리 모두 크게 줄었다.
군 당국은 북한이 25일과 31일 발사한 미사일 모두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한, 과거 북한이 보유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4일과 9일 북한이 장사정포와 함께 발사한 미사일 역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5일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낮은 고도로 한반도 전역을 타격권에 둘 수 있는 비행거리는 물론, 요격을 피하도록 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 능력까지 갖춘 신형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1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우리 군의 모습과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탄도미사일이 30㎞의 낮은 고도에서 마하 6~7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면 지상의 요격 미사일로 방어하기란 쉽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저고도로 비행하면 식별 구간이 짧아 요격이 제한될 수 있다. 하강 단계에서 한 차례 상승 기동을 하는 풀업 기동이 이뤄진다면 놓칠 가능성은 더욱 크다.
북한은 이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해 보다 낮고 빠르게 비행하면서 풀업 기동까지 하는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현재 군이 보유한 방어체계인 PAC-2(패트리엇)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뉴시스】 패트리어트 PAC-3 MSE. (사진=록히드마틴)
정 장관은 또 "군사정찰 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와 같은 사업도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은 또 PAC-2 보다 요격고도와 정밀도가 향상된 PAC-3 MSE 유도탄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PAC-3 MSE 유도탄은 요격고도가 40여㎞이며, 레이더 성능 개량까지 더해지면 방어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와 패트리엇,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60여㎞)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이 3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해 주요 시설을 타격할 경우 현재 군이 보유한 PAC-2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늘 오전 5시6분께와 5시27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고도가 낮을수록 우리 탄도탄 요격체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요격 확률이 낮아지는데 종말 단계에서 회피 기동까지 한다면 실제 요격 확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 같은 능력을 갖춘 신형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킬체인(Kill Chain)으로 불리던 '전략표적 타격'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교수는 "지난 25일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0㎞에 600㎞를 날아갔다면 이번엔 오히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 범위 아래로 쏜 것으로 보인다"며 "고체연료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싣고 다니면서 언제든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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