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오늘 한미 국방장관회담 뒤 文대통령 예방…'안보 청구서' 촉각
취임 후 첫 한미 국방장관회담…연합훈련 최종 점검
호르무즈·방위비분담금 등 공식 의제에는 포함 안돼
트럼프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방위비 지불키로 해"
공식의제엔 없지만 방위비 분담금 논의 이뤄질 전망
아베 만나 GSOMIA 언급…文대통령 의견 청취할 듯
에이브럼스, 美장관에게 "연합훈련 피해 방한" 요청
【워싱턴=AP/뉴시스】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열린 자신의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평화를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군대를 강화하고 충돌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07.26.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구성, 중거리 미사일 우방국 배치 등 한미 간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이 오갈 예정인 만큼, 에스퍼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호주, 뉴질랜드 방문을 시작으로 일본, 몽골,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전 이른 시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서 조찬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오전 11시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환영 의장행사를 시작으로, 취임 후 첫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에스퍼 장관은 연합훈련을 최종 점검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주요 동맹현안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비 분담금,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가 등 한미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공식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첫 방한인 것을 고려해 공식 의제에 따라 정해진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한미 동맹간 주요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관련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에 더 많은 방위비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수십 년 동안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아주 조금밖에 돈을 받지 못했다가 내 요구로 지난해 9억9000만 달러(1조2000억원)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우리 외교부는 아직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공식 개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정 장관을 만나 한국이 GDP도 많이 오르고 했으니 방위비 분담금에 더 기여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정 장관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예로 들며 이미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가 문제도 관심사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으로부터 우리 군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구두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가를 언급했고, 에스퍼 장관은 전날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을 만나 일본 측의 참여를 요청한 만큼 우리 측에도 이같은 제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앞쪽)이 정경두 국방장관과 면담을 위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해리스 주한미대사(뒤쪽)와 함께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2019.07.24. [email protected]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는 한미 국방장관회담 공식 의제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즉석에서 언급될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에스퍼 장관은 일본 방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다케시 방위상과의 만남에서도 지소미아를 다룬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방한 기간에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일본행 전용기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그런 종류의 정보를 계속 공유해야 한다고 확실히 (한일 양국에)권유 강조하겠다"며 "이는 우리에게는 핵심적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회담 후 업무오찬을 가진 뒤,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문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호위협의체 참가와 지소미아 등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자국의 뜻을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번 에스퍼 장관의 방한 일정 결정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의 인사말에 박수 보내고 있다. 2019.05.21. [email protected]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훈련기간 에스퍼 장관이 방한할 경우, 박한기 합참의장 등 훈련에 참가해야 할 한미 군 주요 참모들이 배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에스퍼 장관에게 직접 양해를 구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한국군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에스퍼 장관에게 방한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쇄적인 무력시위 속에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본격적인 검증절차의 시작을 알리는 연합훈련인 만큼 목표한 성과를 내겠다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5일부터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진행 중이다. 8일 CMST 종료 후, 9~10일 휴지기를 거쳐 오는 11일부터 열흘 간 본격적인 연합 지휘소연습(CPX)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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