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출몰 급증'…충북도, 가을철 야생 멧돼지 주의보
일주일 간 야생 멧돼지 청주서 10마리 출몰
경찰·행인 물거나 들이 받아 병원치료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멧돼지 한 마리가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탑동에서 1t 화물차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충북에서 '멧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멧돼지가 연이어 도심을 헤집고 다니면서 사람을 무는 등 피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11시28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탑동 한 도로에서 A(32)씨가 몰던 1t 화물차에 야생 멧돼지 한 마리가 치여 죽었다.
이 사고로 A씨의 화물차가 부서졌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오전 7시20분께 서원구 모충동과 수곡동 일대에서도 멧돼지 8마리가 출몰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모충동 한 골목길에서 멧돼지 1마리에 실탄 9발을 격발, 모두 명중 시켜 사살했으나 B(57) 경위가 멧돼지에 다리를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날 달아나던 다른 멧돼지 한 마리는 모충동 한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고, 나머지 6마리는 야산으로 사라졌다.
【청주=뉴시스】조성현 기자=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과 수곡동 일대에 17일 오전 7시 20분께 멧돼지 7마리가 출몰했다. 이 중 멧돼지 한 마리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사살됐다. (사진=청주서부소방서 제공)[email protected]
지난 12일 청원구 내덕동 안덕벌 일대에서는 행인 C(70·여)씨가 인근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에 들이 받혀 머리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소방당국은 가을철 연중 멧돼지 출몰이 가장 활반한 시기인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한다.
18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2016~2019년 8월)간 멧돼지 출동 신고는 총 419건이 접수됐다.
이 기간 가을철(9~11월) 신고 건수는 160건으로 전체 38.18%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소방 관계자는 "가을철은 멧돼지의 번식기로, 많은 먹이가 필요한 시기"라며 "멧돼지와 마주쳤을 땐 절대 소리치거나 등을 보이지 말고 나무나 바위 뒤에 숨은 뒤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쌀쌀해진 가을철 월동 준비에 나선 멧돼지들이 잇달아 도심 등에 나타나자 충북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 등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도내에서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다행히 현재 도내에서는 아직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재 충북에는 멧돼지가 3만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만약을 대비해 멧돼지 포획에 TF팀을 구성, 올해 1만6000여마리 이상 포획을 목표로 개체수 감소와 돼지열병 관련 철저한 방역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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