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일자리 효과 지속되나…KDI, 내년 실업률 3.8→3.5% 낮춰
내년 취업자 20만명대 초반…"정부 일자리정책 효과"
올해 취업자는 20만명대 후반 상향…실업률 3.8% 전망
【세종=뉴시스】박영주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실업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소폭 축소될 전망이다.
KDI는 13일 발표한 '2019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업률은 완만한 경제성장세 확대와 정부 일자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3.8%)보다 낮은 3.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5월 발표한 내년 실업률 전망치인 3.8%보다 0.3%포인트(p) 내린 것이다.
내년 취업자 수는 올해(20만 명대 후반)보다 소폭 축소된 20만 명대 초반의 증가 폭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점진적인 경기 개선과 정부 일자리정책이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도 20만 명대 후반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11월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를 10만 명 안팎으로 점쳤다가 올해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2배 상향한 20만 명 내외로 점쳤다. 여기에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일자리가 고용 증대 효과로 이어지자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가 20만 명대 후반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는 (작년) 기저 효과가 반영됐다"며 "내년에는 공공부문 일자리 예산이 증가하고 성장률 개선으로 민간 부문에서도 (고용을) 받쳐주는 부분까지 고려해 20만 명대 초반까지 가능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DI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는 정부의 전망보다 높은 수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를 애초 15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높여 잡았다.
취업자가 20만 명 증가를 웃도는 등 고용 개선세가 이어지자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지난 9월 "최근 고용동향 흐름을 보면 20만 명대 중반까지는 올해 취업자 증가를 높여서 전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규철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경제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DI는 내년 2.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11.13. [email protected]
최근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조업 고용감소 및 건설경기 부진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사업 등 정부정책 효과가 더해지면서 3분기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6만6000명(1.4%)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8만8000명 증가에 그쳤던 취업자 수는 1분기 17만7000명, 2분기 23만7000명 등으로 증가하다가 3분기에는 35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실업률은 지난해 4분기 3.9%에서 올해 2분기 4.0%로 확대됐다가 3분기 3.5%로 내려갔다.
하지만 수출 감소 및 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분야의 고용 부진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3분기 7만6000명(-1.7%) 감소하며 전 분기(-6만4000명)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그나마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분기(28만5000명)보다 확대된 38만6000명을 기록하며 고용 지표를 끌어올렸다.
정부가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재정 일자리로 취업자 수를 이끄는 사이 민간 부문의 고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으로 올해보다 4조5000억원 늘어난 25조8000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직접일자리 예산은 2조9241억원으로 올해(2조779억원)보다 8462억원을 증액했다.
직접일자리 예산 가운데 1조2000억원을 노인 일자리 몫이다. 올해 예산인 8220억원보다 3780억원의 돈을 더 투입해 노인 일자리를 13만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61만개였던 노인 일자리는 내년에 74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KDI는 "제조업 취업자 수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서비스업 취업자 수 증가도 재정지출 확대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등 민간 부문의 고용은 저조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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