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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산 송호고 등교 첫날, 학교 현장선 긴장·활기 교차

등록 2020.05.20 1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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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사회적거리 지도…학교, 일시적 관찰실 설치

학생들,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와 친구 만난 반가움 교차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교사와 반갑게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20.semail3778@naver.com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교사와 반갑게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안산=뉴시스] 박다예 기자 = "다현이 오랜만에 보네. 열 재야 하니까 발자국 그림있는 곳에 잠깐 서봐."

지난 3월2일 이후 80일 만에 첫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 안산시 송호고등학교는 학생들로 붐볐다. 혹시 모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로 긴장감이 돌았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학생들은 집단감염으로 인한 우려와 긴장보단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반가움이 더 컸다.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홀수반(오전 8시30분~45분)과 짝수반(오전 8시45분~9시)으로 나눠 등교했지만, 친구와 만난 즐거움에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등교했다.

교사들은 학교 정문과 후문, 건물 출입구 등에 서서 서로 붙어 등교하던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도록 지도했다.

모두 3곳으로 나눠진 출입구에선 발열 체크가 이뤄졌다. 건물 정문에는 교육부가 학생 수 600명 이상 학교에 지급하는 열화상 감지기가, 양쪽 옆문에는 학교가 자체 구입한 기기가 놓였다.

학생들은 건물 밖에서부터 일렬로 늘어서 있다가 순서가 되면 차례로 열화상 감지기 앞에 섰다. 기기와 연결된 모니터에는 초당 실시간으로 학생 얼굴과 체온이 보였다.

본관 1층 교장실 옆 시청각실에는 유증상자를 위한 '일시적 관찰실'이 설치됐다. 다행히 이날은 발열 증세를 보이는 학생은 없어 안은 텅 비었다.

열화상 감지기로 체온 37.5도, 고막 체온계로 37도가 나온 학생이 잠시 이곳에 머물렀지만, 교육부 지침(선별진료소 방문은 37.5도 이상)에 따라 경과를 보기로 하고 교실로 향했다.

교사들과 봉사 학생들은 출입자의 체온을 재고 혹여나 유증상자가 교실로 들어가지 않도록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복도에 머무르지 않고 최대한 빨리 교실 내 지정석에 착석하도록 유도했다.

첫 등교에 코로나19 봉사에 나선 신예원(16)양은 "등교가 미뤄진 동안 뉴스로 방역대책도 꼼꼼히 살펴봤고,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효진(18)양은 "집에 있을 땐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나와서 열감지기가 출입구마다 설치된 모습을 보니 심각성이 느껴진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0.05.20. semail3778@naver.com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0.05.20. [email protected]


오전 9시부터 9시20분까지인 조회시간에는 1차 소독과 환기가 이뤄졌다. 학생들은 담임 교사로부터 미리 안내받은 대로 책걸상과 문손잡이, 칠판지우개 등에 소독제를 뿌리며 바이러스가 옮지 않도록 했다.

담임 교사들은 쉬는 시간 친구들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점심시간 2m 안전거리를 유지해 배식받은 뒤 홀로 식사하고 반별 등하교 시간을 반드시 준수할 것을 안내했다.

이후 개별 투명가림막이 지급됐고, 학생들은 가림막 너머로 수업을 들었다.

김연우(18)군은 "어머니가 등교 전 많이 걱정했고, 학교 가서 마스크를 절대 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막상 나오니 걱정보다는 친구들 만나는 기쁨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정 학부모운영위원장은 "어제까진 걱정이 됐지만, 막상 학교에 와보니 방역이나 소독이 잘 이뤄지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황교선 송호고등학교 교장은 "올해 3월 학교에 부임해 처음으로 학생들을 만난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방역과 소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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