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美 독립기념일 DVD 소장"…트럼프 재선 지지? 조롱?
"김정은, 트럼프 사업에 좋은 성과 있길 기원"
트럼프, 코로나 속 대대적 행사 진행 비판 고조
'재선 지지' 또는 '무리한 행사 추진 조롱' 해석
[워싱턴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7월4일 백악관 독립기념일 저녁 행사가 열린 백악관 남쪽 뜰에서 수백명의 초청객들과 트럼프부부가 미군 비행단의 성조기 낙하 게양식을 바라보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연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는 3445자 분량의 긴 담화 말미에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 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회의적인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는데 갑작스럽게 담화와 무관한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를 언급하면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이번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와중에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진행됐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만명씩 속출해 각 지역에서는 독립기념일 행사가 취소되는 마당에 백악관에서는 정부 관계자 등 7500여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행사를 감행해 비판이 들끓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행사라는 데 초점을 맞춰보면, 김 제1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같은 언급을 굳이 포함시켰을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DVD 소장을 청하자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DVD와 재선이 연관돼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0.07.09.
반면 코로나19 대응 책임론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립기념일 행사까지 무리하게 행사를 추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롱과 야유가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이와 연관지어 유추해볼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앞선 담화와 마찬가지로 이번 담화에서도 '나는'이라는 1인칭을 사용하고 자유분방한 표현을 구사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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