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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5 해제 여부 놓고 당국의 고민이 깊은 이유 '5가지'

등록 2020.09.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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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규모 100명 이하 턱걸이

감염경로 불명, 여전히 600명 넘어서

병원·직장 등 일상에서 집단감염 발생

방역망 관리율 80% 미달…곳곳 빨간불

재생산지수만 1 이하로 목표치 달성해

일요일 2.5단계 종료…연장·종료 골머리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00명대가 8일째 이어지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09.10.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00명대가 8일째 이어지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임재희 기자 =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연장 기한을 이틀 앞두고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8월 유행 이후 서울과 경기(8월16일), 전국(23일)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고 수도권의 2.5단계(30일)를 결정했다. 이어 7일에는 수도권의 2.5단계를 한차례 연장하고 전국의 2단계 조치도 20일까지로 확대했다.

이런 결정은 토요일에 발표된 전국 거리 두기 2단계 때를 제외하면 금요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정해졌다. 정부는 일요일인 13일까지 예정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 조치도 주말 전인 금요일께 결정할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에는 주말 중 최종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평일 위험도 평가만으론 향후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감염경로 불명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감염재생산지수, 수도권 주민 이동량 등도 감안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문제는 5가지 요인들 중 대부분은 거리두기 2.5단계를 해제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리스크와 국민의 심리방역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당국으로선 사실상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확진자 수 250명대→100명 턱걸이…불안한 100명대 연속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주민들의 거리두기 참여로 200명 중반 수준이었던 수도권 일주일 하루 평균 환자 수가 두자릿 수까지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명 턱밑으로 겨우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기준이 전국 기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2.5단계 조치가 적용되기 전 일주일인 8월23일~8월29일까지 수도권에서 확인된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는 총 1777명으로 일평균 253.8명이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적용된 8월30일부터 9월5일까지 일주일간 발생한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총 1136명으로 일평균 162.2명이다.

이 조치가 시행된 지 2주차에 접어든 9월6일부터 10일까지 발생한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총 491명, 일평균 98.2명이다. 100명 이하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감소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 2~3월 대구·경북 유행 확산 당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직전 2주(3월8일~21일) 138.5명이었던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거리두기 직후 일주일 하루 평균 59.1명, 2주 뒤엔 일평균 50명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수도권 내에서도 인천은 8월27일 59명까지 증가했던 신규 확진자 규모가 최근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 한자릿 수로 감소했다. 반면 서울은 이번주 들어 40~50명대, 경기는 30~51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중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2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가 50~100명이면 2단계, 100명~200명 이상이면 3단계다. 수도권 확진자 추이를 최근 2주로 넓혀보면 153.9명으로 3단계에 해당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입구에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2020.09.1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입구에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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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미분류 695명, 방역망 관리율 80% 무너져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두자릿 수로 내려가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경로 미파악자, 집단감염 건수 등 다른 지표들도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10일 기준 22.9%다. 최근 2주간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찾아내지 못한 확진자가 695명이다.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첫 감염원을 알 수 없어 이 확진자가 방역망 밖에서 감염사실을 모른채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면 감염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30일에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942명, 비율은 21.5%였다.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1일 1076명까지 치솟고 2일 1010명, 3일 1049명 등 1000명대를 유지하다가 4일 971명, 5일 899명, 8일 781명, 10일 695명 등으로 감소했다.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현재 695명인데, 그렇다면 이들을 감염시킨 최소 695명의 감염 전파자가 아직 지역사회 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방역당국이 목표치로 제시한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5% 이내다. 현재는 방역당국의 목표치를 4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감염경로 미파악자의 증가로 인해 신규 확진자 중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미만으로 떨어졌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라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면 지역사회 내 추가 전파가 차단된다. 자가격리 상태가 아닌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감염자가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 유지를 목표치로 잡고 있다.

◇집단감염 건수 증가, 전국서 산발적 확진 번져

집단감염 건수도 8월2일~8월15일 23건, 8월16일~8월29일 40건, 8월23일~9월5일 52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확진자와 접촉자가 많아져 역학조사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번주 들어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 강동구 콜센터, 영등포구 종교시설, 송파구 물류배송캠프, 경기 김포 유치원, 수도권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 대전 건강식품설명회 등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보고됐다.

8월 중순만 하더라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서울도심집회 등 굵직한 집단에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직장, 식당, 가정 등 일상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형 의료기관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9일 지표환자 발생 후 10일 오후까지 18명이 감염됐다. 이 병원은 확진자 발생 후 외래 진료를 중단하고 환자 이동을 제한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중공업 관련 확진자가 지난 10일까지 12명이 발생했다. 직장 내 감염 전파가 일어나 직원 6명이 감염됐다. 직장에서 발생한 감염은 가정으로 전파돼 확진자의 가족 3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친목모임인 수도권 산악모임카페에서는 하루에만 14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총 29명이 확인됐다. 모임에 참석한 확진자가 18명인데 이들로부터 가족과 지인 11명이 감염됐다.

고위험시설로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었던 방문판매 등 상품설명회에서도 집단감염이 또 발생했다. 경기도 방문판매 관련 집단감염은 11명, 대전·충청권 집단감염은 3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대형병원과 직장에 이어 고시원, 상품설명회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산악모임카페 관련 집단감염은 하루만에 확진자가 14명이 더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대형병원과 직장에 이어 고시원, 상품설명회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산악모임카페 관련 집단감염은 하루만에 확진자가 14명이 더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긍정 신호는 재생산지수 뿐…재연장도, 하향조정도 모두 고민

긍정적인 신호는 재생산지수다. 재생산지수는 1명의 감염자가 감염 시킨 추가 전파자를 계산해 전파력을 파악하는데 사용된다. 이 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1명의 감염자가 1명 이상에게 추가 전파를 일으킨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재생산지수 1 이하가 목표인데, 최근 일주일간 재생산지수는 1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을 보면 8월 마지막주 주말인 지난달 29~30일에 비해 9월 첫째주 주말인 9월4~5일 인구 이동량이 오히려 6.3% 증가했다.

음식점과 카페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일부는 한강공원 등 야외에 모여 대화와 식사 등을 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한강공원 내 밀집시설의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 조치의 수준을 완화하는 결정은 자칫 수도권 주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더 길어질 경우 영세 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경우 거리두기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3일까지로 예정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정부가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0일 "현재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판단을 하기가 아직 애매한 상황"이라며 "주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점검한 후에 연장 또는 중단 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수준을 올리면 잠시 확진자가 줄었다가 수준을 완화하면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방역 수준을 완화해도 될 만큼 위험도가 낮아졌느냐를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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