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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대회 내달 초 개최…'늙다리' 바이든 상대 대미 전략은

등록 2020.12.30 13:11:13수정 2020.12.30 14: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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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에 침묵…대미 전략 관심 증폭

"김정은 폭군"에 ''미친 개" "늙다리" 맹비난

美 대북정책 수립 단계…일단 관망에 무게

대남 메시지도 주목…유화 전략 구사할까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2.29.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2.29.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다음달 초순에 노동당 8차 대회를 열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외 전략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8차 당 대회를 내년 1월 초순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국은 "당 대회에 상정될 중대한 문제들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결정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대미·대남 메시지를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계속 침묵해왔던 터라 당 대회에서 대미 전략이 어떻게 제시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대선 유세 현장에서 김 위원장을 '독재자', 폭군' 등으로 표현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 없이 정상회담으로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해줬다는 것이다.

북한도 이에 바이든을 향해 '미친 개', '늙다리'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후보 시절 마지막 TV토론에서 김 위원장을 '불량배'로 지칭한 데 대해서는 대선 국면임을 감안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열린 노동당 제7기 제22차 정치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회의에서 당 제8차 대회를 2021년 초순에 개회할 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0.12.30.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열린 노동당 제7기 제22차 정치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회의에서 당 제8차 대회를 2021년 초순에 개회할 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2020.12.30.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이런 설전만 놓고 보면 미국 정권 교체에 따라 북미 대화의 시대는 막을 내린 것 같이 보이지만,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들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유세에서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비록 당선인이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큰 틀의 원칙은 밝혔지만 아직 대북 정책은 입안 단계에 있어 북미 관계는 불확실성을 띄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20일 공식 출범하며, 한반도 정책 관련 조직·인사가 정비되는 데 대략 6~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보다는 큰 틀의 대미 원칙을 밝히며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정해지는 것을 봐가면서 북한도 대미 입장을 정한다는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대담에서 "북한이 미국과 관련해서 유보적이거나 유화적인 입장을 낼 가능성이 많다"며 "강경한 입장은 시간을 가지고 보는 태도를 취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으로 올해 내내 남북 관계에 갈등 국면이 이어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어떤 대남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남북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이후 대화 제안이나 방역 협력 등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9일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며 "북남 관계에 냉기를 불어넣고 싶은 모양"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이나 수해 극복에 있어 외부 지원 거부 방침을 밝혀온 것에 비춰보면 남북 교류협력이 급진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정책이 수립되기 전까지 대남 유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 관계를 빠르게 재활성화해 북미 대화를 이어주는 매개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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